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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물줄기에 민주당 속앓이

Posted November. 23, 200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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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논란을 빚어온 4대강 사업이 22일 영산강과 금강에서의 기공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정부는 이를 계기로 4대강 사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이에 민주당은 대운하 편집증 등의 극단적 표현을 동원해 4대강 사업 반대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이날 민주당 소속인 광주시장과 전남지사가 영산강 살리기를 적극 지지하고 나서는 등 4대강 사업을 둘러싼 야권 내부의 복잡한 시각차가 표출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광주 남구 승촌동 승촌보에서 열린 영산강 살리기 희망선포식(기공식)에 참석해 4대강 살리기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이 아니라 지금 이 시점에서 꼭 해야 할 일이라며 국민의 행복을 위한 미래사업이 정치논리로 좌우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천혜의 자원인 우리의 강을 더는 이대로 내버려둬선 안 된다며 이 사업은 대한민국을 다시 약동하게 하는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곳 영산강은 가장 시급한 곳이고 또한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곳이라며 이제 호남의 숙원이 풀리게 됐다. 4대강 중 영산강을 제일 먼저 살려야겠다는 저의 꿈도 이뤄지게 됐다. 영산강은 4대강 중에서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비용을 들여 친환경적으로 복원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불참한 민주당 의원들을 의식한 듯 축사 말미에 마음은 있되 몸은 올 수 없는 형편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행사에 참석한 박광태 광주광역시장과 박준영 전남지사는 영산강 살리기 사업을 분명히 지지했다. 박 시장은 광주와 전남은 350만 시도민과 함께 영산강 살리기 사업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맑고 푸른 강물이 흘러넘치고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물류와 관광의 황금벨트로 만들어가겠다며 오늘의 대역사로 새롭게 태어나는 영산강은 녹색성장의 든든한 기반이 되고 지역발전의 큰 물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지사도 축사에서 영산강 살리기의 성공을 기원했다.

반면 민주당 김진표 김성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4대강 죽이기 절망 선포식 등의 용어를 써가며 이명박 정부가 일자리 창출 효과는 적고 환경재앙만 우려되는, 총공사비가 30조 원이 더 들어가는 예산 블랙홀, 국민 세금 먹는 하마 4대강 토목사업을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속사정은 복잡하다. 박 전남지사는 2004년 도지사 보궐선거 당시 영산강 뱃길 복원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2005년에는 박 시장과 회동을 갖고 영산강을 청정하천으로 되살리자고 합의한 바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호남 지역 의원을 중심으로 영산강 사업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전남 나주-화순이 지역구인 최인기 의원은 올 초에도 이 대통령의 영산강 살리기 현장 방문에 동행해 뱃길을 복원하기 위해 수심을 회복하고 하천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영산강 방문에 대해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민주당과 야당, 호남 민심을 이간질하려는 치졸하고 유치한 정치 이간질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행사에서 지나치게 사업의 긍정적인 측면만을 강조한 (박준영 전남지사 등) 호남 지역 자치단체장들에게도 다소 아쉬운 말씀을 드린다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정용관 조수진 yongari@donga.co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