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7일 개전 이후 하루도 빠짐없던 이스라엘군의 폭격이 18일 새벽부터 중단되자 가자지구 주민들은 모처럼 폭탄 없는 밤을 지냈다고 AFP통신이 18일 보도했다.
하마스를 몰아붙이던 이스라엘이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함으로써 전쟁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이번 휴전은 언제 깨질지 모르는 불안한 고요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반쪽짜리 휴전=가족들과 함께 피란 생활 중인 팔레스타인 주부 노아 아부 자바임(37여) 씨는 주민들은 일시적인 휴전이 아니라 장기 휴전을 원한다면서 아무런 희망을 주지 못하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패자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의 휴전 선언 이후 미국 영국 독일 등 세계 각국이 잇달아 환영 성명을 발표했지만 회의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전쟁의 한쪽 당사자인 하마스를 배제한 휴전 선언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실제 하마스는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혀 이스라엘의 휴전 선언을 반쪽짜리 휴전으로 전락시켰다. 하마스가 이번 전쟁에서 심각한 타격을 받기는 했지만 가자지구를 통치할 다른 대안 세력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가자지구를 장악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완전한 휴전까지 난제 산적=국제사회의 희망대로 완전한 휴전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이스라엘군의 철수 문제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공격을 중단한다면 적절한 시기에 철수 문제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하마스는 즉각적이고 완전한 철수를 관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집트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국경지대 보안 강화 대책도 골칫거리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국경지대 땅굴 등을 통해 무기를 밀반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16일 미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러나 이집트는 이러한 MOU에 얽매이지 않겠다며 외국 감시단을 자국 영토에 들여놓지 않겠다고 맞서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봉쇄 포기와 더불어 국경 통과소 개방을 휴전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이에 따라 이집트와의 국경지대에 있는 라파 국경 통과소 개방 문제 논의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22일간 계속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초토화된 가자지구를 재건하는 일 역시 난제로 꼽힌다. 팔레스타인 측은 가옥 2만 채가 파손되는 등 17억 달러의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히고 있다.
성동기 espr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