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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와 봉사 10년 수행뒤 하느님의 도구로

Posted July. 04, 2008 07:10   

2007년 말 현재 한국 천주교회 신부는 모두 4100여 명(외국인 신부 190여 명 포함)에 이른다. 천주교 신부들은 약 10년간의 수행을 거쳐 30세 안팎에 사제 서품을 받는다.

10년간의 수행

한국 천주교회는 7개의 신학교(서울대교구, 대구대교구, 광주대교구, 수원교구, 인천교구, 대전교구, 부산교구)에서 사제를 양성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신학교의 경우 학부와 대학원, 새사제학교 과정을 포함해 7년 동안 학업과 기도, 영성생활 등 수행의 길을 걷는다.

학기 도중 신학생 전원은 기숙사에서 공동생활을 한다. 공동 기도와 미사, 각종 전례와 학업을 통해 영적 인격적 학문적 수련을 하게 된다. 방학 때엔 소속 본당에서 전례를 돕고 신자들의 공동체 모임, 교리 수업, 청소년 여름 캠프 등에 참여하면서 성직자로서의 준비 과정을 걷는다.

서울대교구의 경우 2학년을 마치면 일괄적으로 군에 입대한다. 군 제대 후엔 10개월 정도 국내외 사회복지시설을 비롯해 아시아 각지의 교회 현장에서 봉사와 수련의 시간을 갖는다.

4학년이 되면 성직자의 예복인 수단을 입고 전례 행사 때 성경을 봉독하는 독서직()을 받는다. 대학원에 들어가는 5학년 때엔 전례에서 사제를 도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시종직()을 받게 된다. 일단 5년 과정을 마치면 한 달 동안 대침묵 피정을 통해 자신의 소명에 대해 묵상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어 6학년 1학기를 마치고 사제 후보자인 부제() 서품을 받으면서 성직에 입문하게 되고 7년의 과정을 마치면 사제 서품을 받는다.

사제 서품

신학교 생활 7년, 군복무와 사회봉사 기간 약 3년을 합하면 10년. 20세에 신학교에 입문한 이들은 10년 동안 자신에 대한 성소(하느님의 거룩한 부르심)를 끊임없이 되새기는 수련을 거쳐 30세 안팎에 사제 서품을 받는다.

사제 서품식은 주님의 부르심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전파에 남은 생을 바치겠다는 약속의 자리. 가톨릭의 대표적 행사 가운데 하나인 사제 서품식은 장엄하고 성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 서울대교구의 경우 지난달 27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사제 서품식이 열려 19명의 젊은 신부들이 탄생했다.

사제 서품식에서 눈길을 끄는 장면의 하나는 새 사제들이 바닥에 엎드려 기도를 올리는 부복() 기도. 스스로 비천한 사람이 되어 하느님을 경배하고 하느님께 봉사하겠다는 약속을 의미한다.

새로운 신부의 길

신부가 된 이들은 대부분 각 교구의 본당에 배정되어 성직자의 길을 걷는다. 본당의 주임신부들은 수도회 등과 달리 딱히 정해진 시간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각 본당의 사정에 맞게 사목 생활을 하면 된다.

주임신부로서 가장 중요한 사목 활동은 미사 집전. 일요일의 주일 미사 45회,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의 새벽 또는 저녁 미사를 집전해야 한다. 수원교구 여주 점동본당의 홍창진 주임신부는 그중에서도 주일 미사 강론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모든 신부님들이 주일 미사 강론 준비에 부담도 많이 느끼고 준비도 열심히 한다고 전했다.

미사 이외의 시간에는 신도들 자체적으로 이뤄지는 구역 미사, 반 미사 등에 참가하고 신자들의 각종 봉사단체와 모임 등을 찾아 격려하기도 한다. 각 본당을 운영하는 사목위원회 위원들과 성당 운영에 대해 논의하고 토론해야 한다. 이 외에도 병자 위문, 가정 방문, 신자들과의 면담 등을 해야 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과 달리 천주교 본당 신부들의 하루는 분주하다고 신부들은 말한다.

본당 신부들에게 월요일은 공휴일. 많은 신부들은 이날 휴식을 취하면서 자신의 취미 문화 활동에 시간을 할애한다.

본당 신부들의 일상은 크게 제약받는 것은 없다. 그러나 선거직 출마 등 특정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활동은 금지되어 있다. 공공의 위원회에 천주교를 대표해 참가한다거나 사회복지 인권 차원의 활동을 할 경우 소속 교구장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