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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6.25를 생각한다

Posted June. 24, 2008 03:13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 북한 인민군은 38선(당시 군사분계선) 전역에 걸쳐 기습적으로 남침했다. 탱크 소리와 포성()이 단잠에 빠져있던 일요일 새벽 남녘의 정적()을 깼을 때 국군은 3분의 1이 외출 중이었다. 김일성은 구 소련의 전폭적 지원 아래 치밀한 준비 끝에 이날 기습적 침략을 감행했다. 거의 무방비 상태였던 이승만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인민군은 사흘 만에 서울을 점령하고 한 달 만에 낙동강까지 밀고 내려갔다.

당시 더글러스 맥아더 유엔군사령관이 인천상륙작전을 감행함으로써 한국은 국가적 존재를 유지할 수 있었다. 숴 대한민국은 이때 세계지도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6.25전쟁은 민간인 3백만 명의 사상자와 1000만 명의 이산가족이라는 단군 이래 최대의 참화를 가져왔다. 국군과 유엔군 20여만 명, 학도병 약 2000명이 전사했다. 미국을 비롯한 20개국(한국 제외)의 신속한 참전 덕분에 우리는 땅을 되찾아 전쟁의 폐허를 딛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하는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을 건설했다.

하지만 중고교생 1016명을 설문조사한 바에 의하면 6.25발발 연도는 43%, 북의 남침 사실은 49%만이 알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안보에 가장 위협적인 나라로 미국(28.4%)을 첫 번째로 꼽은 것은 충격적이다. 그 뒤를 일본(27.7%), 북한(24.5%)이 이었다. 우리 자녀들이 6월의 촛불집회에 대해선 잘 알면서도 6.25에 대해 이렇게 무지()하고, 3만3000여명을 희생시키면서 한국을 지켜준 미국을 안보위협국으로 보고 있는데 대해 어른들은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6월은 호국 보훈의 달로서, 순국장병들의 애국정신을 기리는 달이지만 이번 6월은 변질된 풍경 속에 묻혀있다. 지금 서울 한복판은 오로지 이 사회의 근간을 흔들고 미국을 증오하는 망국적 집단행동만이 넘치고 있다. 전교조는 6.25의 실상을 학생들에게 정확히 가르치기 위해 재향군인회가 제작해 무료 배포한 6.25전쟁 바로 알리기 만화를 냉전시대의 만화책으로 폄하하고, 맥아더 장군과 미군에 대한 우상화라고 트집 잡는 현실이다.

6.25와 같은 동족상잔()이 다시 없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6.25를 직접 겪거나 6.25세대로부터 이야기를 많이 들어 잘 알고 있는 전후() 세대는 우리 후세들에게 6.25를 제대로 가르치고 그 교훈을 남겨줘야 할 책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