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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심 요지부동 창

Posted June. 18, 2008 04:14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주 청와대 주요 인사를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에게 보내 국무총리직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심 대표 총리행의 키를 쥐고 있는 이회창 선진당 총재가 심 대표의 총리 기용에 반대함에 따라 심대평 총리 카드는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결심 기다리는 청와대=청와대 관계자는 17일 심 대표에게 이 대통령이 총리직을 제안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라며 이제 공은 심 대표와 이 총재에게 넘어갔고, 우리는 결심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심 대표가 이 총재 지지를 선언하기 직전 심 대표에게 당선되면 총리를 맡아 달라고 제안했고, 올 초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조각() 과정에서 심 대표를 따로 만나 총리직을 다시 제안한 바 있다.

여권 관계자는 심대평 총리 기용에 대해 흐트러진 보수진영을 정비해 보수대연합으로 정국을 돌파하겠다는 뜻으로 보면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한나라당과 선진당 사이 정책연대의 발판도 마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대통령과 이 총재는 15일 청와대 회동에서 정책연대 가능성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정적인 선진당=이 총재는 심 대표의 총리 기용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진당의 핵심 관계자는 이 총재의 결심은 이미 섰다. 심 대표도 앞으로 총리와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17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이 대통령과의 청와대 오찬에서 (내가) 보수의 세가 모여야 이 난국을 풀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정확한 인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했다며 총리는 한 정파나 세력을 아우르는 차원이 아니라 전 국민을 아우르는 차원에서 기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심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9회말 투아웃 위기상황인데 감독이 정한다면 선발투수라 해도 원포인트 릴리프(타자 1명을 상대하는 투수)로 나올 수 있지 않느냐며 당도 국가의 이익을 생각하는 만큼 잘 판단을 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박민혁 동정민 mhpark@donga.com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