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28년치 눈물

Posted June. 29, 2006 03:21   

1978년 고교생 때 납북됐던 김영남(45) 씨와 남측 어머니 최계월(82) 씨가 28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28년 만에 상봉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3시 금강산에서 열린 제14차 이산가족 특별상봉 4회차 행사 첫 일정인 단체상봉에서 어머니 최씨와 누나 영자(48) 씨와 만났다.

1978년 8월 5일 군산기계공고 1학년 재학시절 전북 군산시 선유도 해수욕장에서 납북된 영남 씨는 피랍 이후 김정일 정치군사대학을 졸업한 뒤 김철준, 김영수 등의 이름으로 대남공작기관인 북한 노동당 대외정보조사부에 근무했으며 지금도 연구사(남측의 연구원) 로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영남씨를 만나자 어디 보자가 얼굴을 어루만졌고, 김씨는 엄마, 나 맞아. 막내 맞아라면서 함께 오열했다. 김 씨는 최 씨를 부둥켜 안은 채 최 씨의 건강과 형제들 안부 등을 물으며 28년 만의 회포를 풀었다.

이날 김씨 모자의 상봉은 다른 이산가족과는 달리 호텔 2층에 마련된 별도의 방에서 이뤄졌으며, 상봉 앞 10여 분만 공개된 뒤 비공개로 진행됐다.

김씨가 이날 비공개 상봉을 통해 납북 경위나 일본인 전처인 요코다 메구미() 등과 관련한 언급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씨는 29일 오후 30여분 간 기자회견을 열어 납북경위 및 메구미 씨와의 결혼과 그의 사망 경위, 일본에 송환한 메구미 씨 유골의 진위 여부 등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상봉장에는 1997년 재혼한 김 씨의 부인 박춘화(31) 씨와 딸 혜경(북한 이름 은경19) 양, 아들 철봉(7)군도 함께 나왔다.

한편 615 공동선언 6돌을 기념해 열리고 있는 이번 특별 상봉행사를 위해 이날 남측 방문단 98명과 동반가족 51명이 금강산을 찾았다.

남측 방문단은 단체상봉에 이어 저녁에는 북측이 주최 환영만찬에 참석하며, 29일 개별상봉 및 공동 점심, 삼일포 참관행사를 가진 뒤 30일 오전 개별상봉을 마치고 육로를 통해 속초로 돌아온다.



하태원 taewon_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