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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남성 3명중 1명 비만

Posted April. 15, 2006 03:08   

L(37) 씨는 키 170cm, 몸무게 78kg에 체질량지수(BMI)가 27인 2단계 고도비만이다. 그나마 비만클리닉에서 4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아 10kg을 뺀 덕분에 BMI가 3이 떨어졌다.

그는 대기업에 다닐 때 몸무게 73kg으로 살이 찐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3년 전부터 벤처회사를 경영하면서 급속하게 살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격심한 스트레스에 잦은 회식과 음주, 흡연으로 체중이 2년 만에 15kg이나 늘어 88kg이 됐다. 이로 인해 혈전이 생겼으며 당뇨병 초기 증세도 보였다.

L 씨와 같은 비만 인구의 증가 추세가 지금처럼 이어지면 2022년에는 한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비만이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한국 성인 남자의 비만 비율이 1995년 18.8%에서 지난해 34.5%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직후인 1998년 이후 성인 남자의 비만 비율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

1998년 비만 비율은 성인 여성(26.5%)이 남성(25.7%)보다 0.8%포인트 높았다. 하지만 2005년에는 남성(34.5%)이 여성(27.3%)에 비해 무려 7.2%포인트나 높았다.

외환위기 이후 경제난, 정리해고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남성들이 잦은 흡연과 음주로 건강을 해쳤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본보는 14일 보건복지부의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가운데 비만 관련 분석 보고서를 입수했다. 보건복지부는 1998년부터 3년마다 1만2000가구를 대상으로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해 조사 결과는 다음 달 정식 발표될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 이진희(32) 연구원은 15일 대한비만학회에서 이 같은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학회에는 일본 홍콩 대만 전문가들도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한국의 비만 기준(BMI 25)을 넘는 일본의 성인 남자의 비율은 27.8%, 성인 여자 비율은 22.3%였다.



동정민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