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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를 어찌할꼬 기업들 비상

Posted February. 02, 2006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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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문대를 졸업한 박모(32) 씨는 전형적인 철새 직장인.

2년 전 대기업에 입사한 그는 연봉과 복리후생이 기대에 못 미친다며 6개월 만에 사표를 던지고 광고회사로 옮겼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조직문화에서 오는 염증을 느꼈다. 지난해 다시 직장을 그만둔 그는 새 일자리를 알아보는 중이다.

기업들이 새내기 직장인의 파랑새 증후군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파랑새 증후군은 동화극 파랑새의 주인공을 빗댄 말로 신입사원들이 이상만을 추구하며 현재의 일에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현상을 뜻한다.

이들은 정처 없이 직장을 옮겨 다닌다는 메뚜기족, 현재 직장을 다니지만 꾸준히 다른 직장을 알아본다는 뜻의 취업 반수()생으로도 불린다.

1일 취업 인사포털 사이트 인크루트가 전국 362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기업 4곳 중 1곳(26%)은 입사 1년이 지나면 신입사원이 절반도 남지 않는다. 1년 뒤 신입사원 모두가 남아있는 기업은 3.6%에 불과하다.

한 증권사 인사 담당자는 배짱이 좋은 건지 회사에 문제가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입사 1년도 안 돼 나가는 신입사원들은 붙잡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구직자들이 기업과 직무에 대한 탐색 없이 묻지마 지원을 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기업들은 파랑새 증후군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름대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여행사 하나투어는 입사 6개월이 지난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준다.

대교도 인턴사원으로 입사한 뒤 1년간 퇴사하지 않고 잘 다니면 4, 5일간의 해외여행 혜택을 주고 있다.

LG전자는 처음부터 나가지 않을 사람만 뽑기 위한 태스크포스까지 만들었다.

인크루트 조사 결과 후견인이 일대일로 상담해 주는 멘터링 제도와 직무 교육, 가족 챙기기 등으로 신입사원을 챙기는 기업의 퇴사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강승훈()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종신고용이 사라지는 것을 보며 자란 신세대는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즉각적인 만족과 보상을 원한다며 하지만 입사한 지 얼마 안 돼 퇴직하는 것은 스스로에게 마이너스라고 말했다.



유재동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