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할일 했을뿐 장한 고교생

Posted September. 20, 2005 06:42   

中文

선로에 쓰러져 있는 아저씨를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뛰어내렸어요.

12일 오후 6시경 서울 금천구 지하철 시흥역 선로에 떨어져 있던 50대 후반의 남자를 열차가 도착하기 직전 피신시켜 구출한 이창훈(18경기 화성시사진) 군은 긴박했던 사고 순간을 설명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성보고 3학년인 이 군은 이날도 여느 때처럼 집에 가기 위해 시흥역에 들어섰다.

지하철 승강장에는 사람들이 모여 사람이 발을 헛디뎌 떨어졌다며 웅성거리고 있었다.

이 군은 역사로 진입하는 전동차의 불빛과 선로에 쓰러져 있는 아저씨의 모습이 동시에 들어왔다며 정신을 잃은 채 미동도 하지 않는 아저씨의 모습을 보고 도움이 필요한 것 같아 나도 모르게 뛰어내렸다고 말했다.

이 군은 이 남자를 반대편 선로로 옮기려고 했지만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 전동차가 경적을 울리며 역사에 들어서는 순간 이를 지켜보던 공익근무요원과 다른 시민 한 명이 합세해 이 남자를 맞은편 선로로 옮길 수 있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이 군은 말없이 현장을 떠났다.

이후 이 군의 교복과 명찰을 통해 인적사항을 확인한 한 시민이 학교 측에 알려와 뒤늦게 선행이 알려졌다. 학교 측은 이 군을 표창할 방침이다.

그는 내가 더 도와줄 일이 없을 것 같아 그냥 집에 갔다며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보면 반드시 도와야 한다는 어머니의 가르침을 처음으로 실천해 뿌듯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재영 ja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