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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 이번엔 집단 불법과외 의혹

Posted January. 23, 2005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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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교사가 검사 아들의 시험 답안지를 대리 작성한 사건이 벌어진 서울 강동구 배재고에서 교사들이 집단으로 불법 과외를 하고 이전에도 답안지 대리 작성 시도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A 검사 아들의 시험지 답안을 대신 작성한 오모 교사(42)는 아예 서울 강동구 길동 T오피스텔에 방을 빌려 A 검사 아들과 함께 살다시피 했고 다른 교사들도 자주 드나들었다는 인근 상인들의 증언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이 오피스텔의 월세는 A 검사 부인이 내 왔던 것으로 드러나 A 검사와 오 교사의 관계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조직적 불법 과외 의혹=A 검사 아들이 지냈던 T오피스텔 인근 세탁소 주인은 오피스텔에 옷을 가져다주러 가면 교사와 학생이 함께 있었다며 이 학생이 또래 아이들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것을 본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인근 식당 주인은 밥을 함께 먹으러 온 오 교사에게 이 학생이 아들이냐고 물었더니 조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 오피스텔 소유주 권모 씨는 지난해 초 계약을 했으며 매달 A 검사 부인 이름으로 월세 50만 원이 입금됐고, 이달에만 A 검사 이름으로 입금이 됐다고 말했다.

또 인근 상인들에게 불법 과외를 한 것으로 추정되는 몇몇 교사들의 사진을 보여주자 오피스텔에 자주 드나들었던 사람들이 맞다고 증언했다.

이에 따라 이 오피스텔에서 이 학교 학생과 교사들이 집단적으로 과외를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배재고 김모 교사는 서울시교육청에 제출한 경위서에서 오 교사와 어울려 다닌 K 교사는 3학년 담당임에도 불구하고 1학년 수학을 담당한 기간제 교사 김모 씨가 문제를 출제할 때 수시로 들여다보거나 어떤 문제를 출제했는지 자주 물어봤다고 밝혔다. K 교사는 이 오피스텔에 드나들었다고 상인들이 증언한 교사들 중 하나다.

시험 답안 조작 더 있었다=오 교사 이외에도 교사들이 답안지를 조작하는 일이 있었다는 증언도 쏟아지고 있다.

2003년 2학기 영어 시험에서 한 학생이 답안을 OMR카드에 절반밖에 옮겨 적지 못하자 이튿날 담임교사가 영어 담당인 기간제 교사 박모 씨에게 시험지의 답안을 OMR카드에 옮겨 적을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한 일이 있었다.

김 교사는 내가 누가 힘없는 기간제 교사에게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르라고 하는 거냐고 소리를 질러 사건이 무마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평소 오 교사는 2001년 교장이 보충수업비 횡령 혐의로 고발된 사건과 2004년 7월 학교법인 소속 중학교 운동선수가 전지훈련 도중 숨졌을 때 아는 검사에게 부탁해 잘 해결했다고 자랑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사는 오 교사가 지금까지 죽 맡아 오던 3학년 담임을 거부하고 굳이 1학년 담임을 자청한 까닭에 대해 서울고 출신 검사에게 도움을 많이 받아 그 형님 아이를 보살펴줘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배재가 어떻게 이럴 수 있나?=1885년 설립된 120년 전통의 명문 사학인 배재고에서 시험부정이 생기자 재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졸업생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배재고의 한 영어교사는 재학생과 학부모들의 문의와 항의가 엄청나다며 졸업생들도 수시로 전화해 배재고 출신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졌는데 이럴 수가 있느냐고 항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를 졸업한 지 23년이 지났다는 ID 배재학당은 배재고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아들에게 늘 자랑해 온 모교에서 이런 일이 생기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