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정부 고유가대책 우물쭈물

Posted August. 04, 2004 22:02   

국제유가가 계속 치솟으면서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현물 가격이 처음으로 배럴당 44달러를 넘어섰다.

또 국내 원유() 수입의 70%를 차지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도 다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최근의 유가 급등과 관련해 정부의 유가 예측이 상당히 빗나갔으며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3일 거래된 WTI 현물가는 전날보다 배럴당 0.38달러 오른 44.11달러로 지난달 30일 이후 사흘(거래일 기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두바이유 현물가도 전날보다 0.45달러 오른 배럴당 37.51달러로 이틀 연속 최고가였다.

석유공사는 푸르노모 유스기안토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의장이 3일 OPEC의 생산 증대 능력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말한 데다 러시아 정부가 정유회사인 유코스에 대해 세무조사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수급 차질 가능성이 높아 가격이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정부의 고()유가 비상대책 3단계 기준 가격인 두바이유 10일 평균 가격도 35.56달러로 전날보다 0.26달러 올랐다.

정부는 당초 기준 가격이 30달러를 넘으면 석유 수입부과금과 교통세 등을 인하하는 2단계 조치, 35달러를 넘으면 비축유 방출, 석유제품 최고가격 고시제 등 3단계 조치를 발동키로 해 유류 관련 세금을 내릴 조건이 갖춰졌다.

재정경제부는 일단 유류 관련 세금 인하에 다소 부정적인 입장이다. 세금 인하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는데다 경기 침체에 따른 세수() 부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

그러나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6개월 만에 4%대로 오르는 등 물가 불안이 심상치 않은 만큼 세금 인하가 전격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박병원() 재경부 차관보는 6일 열릴 경제장관간담회에서 에너지 절약과 세금, 수급 조절 등 모든 분야의 유가 대책이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가 추이에 대해 다소 낙관했던 정부는 고유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당혹해하고 있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5월 7일 기자들과 만나 현재 고유가에 대해서는 뉴욕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일시적 현상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며 구체적인 하락 시기는 점치기 힘들지만 12개월 후에는 떨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는 올 상반기 중 원유 할당관세와 석유수입부과금을 내린 것 외에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에너지 절약 캠페인이나 석유 비축 시설 확충 등 장기 대책도 평소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또 당초 올해 평균 유가(두바이유 기준)를 배럴당 28달러로 보고 내놓은 경제성장률 전망치(5%대 중반)도 아직까지 수정하지 않고 있다.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4일까지 두바이유 가격은 평균 31.91달러로 당초 전망치보다 3.91달러 높다.



송진흡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