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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 한반도 비핵화 선언

Posted February. 29, 2004 22:39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2차 6자회담 참가국들은 지난달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주제로 한 의장성명을 채택하고 나흘간의 일정을 마쳤다.

참가국들은 의장성명에서 46월 3차 6자회담의 베이징 개최 전체회의 준비를 위한 실무그룹 구성 핵무기 없는 한반도와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관한 의지 표명 핵문제에 관한 상호 조율된 조치 등에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이르면 이달 중순 베이징에서 실무그룹 회의를 열어 이번 6자회담의 쟁점이었던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핵개발 프로그램 폐기에 대한 절충을 시도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6자회담 참가국들은 지난달 27일 밤 공동언론발표문 초안에 합의했으나 북한이 회담에 이견이 있었다는 문구를 발표문에 삽입할 것을 뒤늦게 요구해 논란 끝에 공동 발표문보다 격이 낮은 의장성명을 냈다.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28일 기자회견에서 외화를 벌기 위해 파키스탄에 미사일을 팔고 현금을 받은 적은 있지만 파키스탄과 고농축우라늄 거래를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파키스탄에 대한 미사일 판매를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28일 폐막된 2차 6자회담은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가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화의 틀을 계속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다시 확인된 미국과 북한의 뿌리 깊은 상호 불신과 시각차에 비춰볼 때 북핵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6자회담은 북핵 문제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고 최소한 현상을 유지하는 선에서 북-미간의 갈등을 관리하면서 본질적인 해결은 차후로 미루는 장기 회담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회담 성과=이번에 채택된 의장성명은 2002년 10월 북한이 핵개발을 시인해 북핵 위기가 다시 불거진 이후 한반도 이해당사국이 핵문제에 관해 처음으로 작성한 합의문서이다. 참가국들이 핵무기 없는 한반도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관한 의지를 표명한 것은 비록 선언적일지라도 의미가 있다.

회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각국 실무자가 북핵 문제를 논의할 실무그룹을 출범키로 한 것이다. 실무그룹은 중국이 강조한 구동존이(공통 의견을 찾지만 입장차는 존중한다)라는 원칙에 입각해 각국의 입장차를 조율하며 회담의 상설화를 지향하는 기능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회담의 한계와 전망=북-미간에 첨예한 쟁점이 되고 있는 고농축우라늄(HEU) 문제는 전혀 진전을 보지 못했다.

미국의 켈리 차관보는 북측에 HEU를 이용한 핵개발 프로그램을 시인하고 이를 폐기하도록 압력을 가했으나 북한의 김계관 부상은 HEU는 미국이 조작해낸 이야기라며 일축했다.

이와 간련해 켈리 차관보는 북한이 증거를 대라면 댈 수도 있었지만 김 부상이 그런 요구는 안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수혁() 외교통상부 차관보가 회담 전 서울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3단계 해법도 미국이 수용치 않아 진전되지 않았다.

이 차관보는 북한이 핵 폐기를 전제로 핵 활동을 동결할 경우 대북 중유제공을 하자는 한국의 제안에 미국 일본이 지지를 표명했다고 설명했으나 실제론 미국이 이 같은 안에 적극적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 같다.

일각에선 올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가 북핵 문제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기도 한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확실한 외교적 승리가 예상되지 않는 한 북핵 문제를 부각시키지 않을 것이고, 북한은 미 대선에서 북한에 우호적인 민주당의 승리를 기대하며 핵 포기를 뒤로 미룰 것으로 보여 당분간은 본질적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승련 김정안 srkim@donga.com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