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사설] '측근 비리 특검' 받는게 당당하다

Posted November. 07, 2003 23:15   

노무현 대통령 측근 비리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검사법안이 국회 법사위에서 통과돼 본회의로 넘겨졌다. 다수당인 야당이 특검을 관철키로 한 이상 다음 주 본회의 통과도 확실시된다. 그렇다면 대통령이나 열린우리당은 이를 수용하는 것이 순리라고 본다.

우리는 그동안 본란에서 불법 대선자금 의혹은 검찰 수사가 우선임을 강조했다. 검찰 수사를 일단 지켜보고 결과가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특검을 거론하는 것이 바른 순서라고 지적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 특검을 들먹이는 것은 수사 방해이자 그것을 구실로 제 비리는 덮고 가려는 정략적 의도가 숨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수 야당이 대통령 측근 비리 의혹을 SK비자금을 포함한 대선자금 비리와 분리해 특검에 맡기기로 한 이상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명분은 없다고 본다. 대통령 자신도 수사대상을 특정해 정치권이 합의하면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 이미 밝히지 않았는가. 더욱이 시간이 흐를수록 의혹은 커지고 있다. 최도술씨만 하더라도 부산상공회의소장에게서 거액을 받은 혐의가 새롭게 드러나고 있다. 민주당은 이런 돈들이 모두 당선 축하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선 축하금은 대선자금과 큰 차이가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대통령 측근 비리를 특검에 맡기는 것이 검찰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측근 비리는 특검이, 대선자금 비리는 검찰이 각각 담당함으로써 수사에 대한 공정성 시비를 줄이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이 그동안 대선자금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던 표면적 이유는 대통령 측근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형평성을 잃었다는 것이었는데 양자가 분리될 경우 이런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될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번 기회가 불법 정치자금의 고리를 완전히 끊을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수사 주체가 검찰이냐 특검이냐 하는 것은 사실 부차적인 문제다. 검찰이든 특검이든 엄정한 수사로 진실을 밝히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