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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이라크파병 협상 진통

Posted November. 07, 2003 22:32   

이라크 파병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정부 대표단이 미 행정부와 파병부대의 성격 및 규모에 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우리 정부가 새로운 파병안의 검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7일 알려졌다.

정부 대표단은 5, 6일(현지시간) 이틀 동안 열린 미국측과의 협의에서 비전투병을 위주로 해 3000명가량을 파병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하고 미국측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측은 이라크 현지상황을 고려해 한국군이 특정 지역에서 독립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규모의 안정화 부대를 파병해 주기를 바란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 국방부측은 정부 대표단에 한국 정부가 좀 더 성의를 표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던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한미 양국간의 의견 조율에 진통이 예상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미 국방부측이 우리 대표단이 제시한 비전투병 위주의 파병안에 이의를 제기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며 미 국무부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측은 한국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같은 이견의 발생가능성은 정부 대표단이 미국으로 떠나기 전부터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라며 미국측이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참석차 16일 방한하는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통해 우리측에 새 제안을 할 것을 요청할 가능성이 커 파병부대의 성격과 규모 문제를 백지상태에서 다시 전면 재검토하게 될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이수혁() 외교통상부 차관보를 수석대표로 한 정부 대표단은 6일 미 국방부에서 리처드 롤리스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 폴 울포위츠 부장관, 피터 로드먼 국제안보담당 차관보를 잇달아 만났다. 이어 스티브 해들리 백악관 NSC 부보좌관과도 면담하는 등 이틀째 추가 파병의 성격, 규모, 시기 등 현안을 조율했다. 미국측은 이날 면담에서 이라크 주둔 병력 교체 계획을 상세히 설명한 뒤 추가 파병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들에 대해 한국측 입장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이번 한미간 접촉은 협의 과정이었을 뿐 구체적인 결정 사항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면담 분위기가 무겁고 긴장돼 있었다고 전했다.

대표단은 당초 5, 6일 이틀간 협의를 벌인 뒤 필요하면 7일에도 협의를 계속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추가 협의 필요성이 없어짐에 따라 8일 오후 귀국할 예정이다.



권순택 김정훈 maypole@donga.com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