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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장 사퇴’로 탄핵 불발…野 “쌍특검 8일 본회의 처리”

‘방통위장 사퇴’로 탄핵 불발…野 “쌍특검 8일 본회의 처리”

Posted December. 02, 2023 08:09   

Updated December. 02, 2023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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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한 이 위원장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3시간 앞두고 이 위원장의 사의를 전격 수용했다. 이에 민주당은 “오늘부로 윤석열 정부와의 강렬한 투쟁에 나서겠다”며 8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 등 이른바 ‘쌍특검’ 처리 의사를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이 이 위원장의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이 8월 25일 임명된 지 98일 만이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결정은 탄핵소추안이 처리되면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리로 최장 180일간 방통위 기능이 마비될 수 있어 이를 막고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후임 위원장을 인선하기 위한 후보군 물색에 나섰다. 이 위원장은 전날 본인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자 사퇴 의사를 윤 대통령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을 표결하기 전 사표가 수리되면서 탄핵안은 자동 폐기됐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면직 재가 뒤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야(巨野)의 압력에 떠밀리거나 정치적인 꼼수 때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거대 야당이 국회에서 추진 중인 탄핵소추가 이뤄질 경우 그 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 몇 개월이 걸릴지 알 수 없다”며 “그동안 방통위가 사실상 식물 상태가 되고 탄핵을 둘러싼 여야 공방 과정에서 국회가 전면 마비되는 상황은 내가 희생하더라도 피하는 게 보직자의 도리일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뺑소니 사퇴”라고 반발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규탄대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가) 방송 장악을 위해, 이동관의 아바타를 임명하기 위해 국회를 무시하고 사퇴시키는 꼼수로 국정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이 위원장의 뺑소니를 사표 수리란 이름으로 허용한 것은 매우 잘못됐다”며 “제2, 제3의 이동관도 모두 탄핵시킬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 위원장의 탄핵안을 두 차례 보고하고도 탄핵 처리가 불발됐다. 방통위는 이날 이상인 부위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날 민주당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전날 이 위원장 탄핵안과 함께 보고된 이정섭, 손준성 검사 탄핵안을 강행 처리했다. 전날부터 밤샘 농성을 벌인 국민의힘은 본회의 직후 “김진표 국회의장이 탄핵안 관련 국회 운영에 있어 중립성을 위반하고 편파적으로 운영했다”며 사퇴 촉구를 당론으로 발의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