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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공급망 교란 가장 취약”… 무역구조 안 바꾸면 미래 없다

“韓, 공급망 교란 가장 취약”… 무역구조 안 바꾸면 미래 없다

Posted May. 29, 2023 08:06   

Updated May. 29, 2023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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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 교란의 악영향에 가장 취약한 나라로 한국이 꼽혔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이 각국의 수출·수입 구조를 분석한 결과다. 공급망 문제가 우리 경제의 최대 위험요소로 떠오른 가운데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참가국들이 중국을 견제하는 협정에 합의하는 등 국제 공급망을 둘러싼 힘겨루기는 격화하고 있다.

국가미래전략원 분석에 따르면 해외 특정국에 의한 공급망 교란으로 피해를 볼 가능성을 측정한 ‘수입 취약성’에서 한국은 세계 1위였다. 일본 베트남 태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이 2∼4위였는데 모두 중국과 가깝고, 교역 비중이 큰 나라들이다. 반대로 자국 수출기업·제품의 지배적 지위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을 좌우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하는 ‘수출 권력’에서 한국은 11위에 그쳤다. 1위는 중국이었고 독일 미국 이탈리아 인도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의 수입 취약성이 높은 건 주력 제품 생산에 필요한 주요 장비, 원자재를 해외 몇몇 나라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용 원료는 중국에, 반도체 장비·소재는 미국 일본 네덜란드에서 대부분을 수입한다. 반면 한국이 빠지면 공급망에 문제가 생기는 제품은 메모리 반도체, 배터리, 조선 등 몇몇 품목에 불과하다.

취약한 무역구조가 우리 경제의 약점이라는 점이 최근 들어 확인되고 있다.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감소한 대중 수출로 인해 전체 수출이 위축되고 있다. 대중 수출의존도는 올해 1분기 19.5%로 2018년의 26.8%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다. 중국 경기회복세가 기대에 못 미치자 한국 경제엔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반면 작년 중국의 수입품 중 한국산 점유율은 7.5%로 2001년 이후 가장 낮아져 중국 시장에 대한 한국의 통제력은 약화되고 있다.

더욱이 미국 한국 일본 등 14개국이 참여한 IPEF가 중국의 자원무기화에 대응할 네트워크를 창설하기로 하는 등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하고,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에는 속도가 붙고 있다. 중국에 크게 의지해온 한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변화다. 반도체 착시효과 때문에 10여 년 간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방치했던 무역·산업 구조를 철저히 뜯어고치지 않고는 우리 경제의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