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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거때 간이라도 빼줄 듯 했던 의원들의 그 후

[사설] 선거때 간이라도 빼줄 듯 했던 의원들의 그 후

Posted April. 28, 2011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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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에서 마지막이 될 재보선이 끝났다. 이 국회도 3년이 지나 임기가 다해가고 있다. 차기 총선을 1년도 채 남겨두지 않았다. 의원들에게 지난 총선에서 간이라도 빼줄 듯 했던 정성의 절반이라도 남은 국회에 써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지난 3년을 되돌아보며 국회에 종주먹이라도 들이대고 싶은 국민이 적지 않을 것이다. 18대 국회는 개원에만 무려 87일이 걸렸다. 그 국회가 지금까지 무엇을 했던가. 자신을 뽑아준 국민의 이익은 안중에도 없고, 공보다 사를 먼저 챙기는 사선공후()에 집착하지 않았는지 반성해볼 일이다.

당선무효 기준을 완화하려는 선거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몰래 통과시키려다 들킨 적도 있다. 여야 정치인 6명이 청목회 입법로비 사건으로 재판을 받자 이를 해결하려고 정치자금법 개정을 시도했다. 전직 의원 품위 유지 명목으로 매달 120만원씩 지급하는 법을 슬쩍 통과시켰다. 자신들의 미래 지갑을 불리는 행위다. 예산안 통과를 놓고 여야 의원들이 육박전을 벌이면서도 세비를 5.1% 올리는데 의기투합했고 가족수당과 자녀학비 보조수당도 챙겼다.

초등학교 교실에서도 통하는 다수결 원칙이 국회에서는 지켜지지 않는다. 첫해 망치 국회로 시작해 지난해 말 예산안 처리 육박전에 이르기까지 폭력이 그치지 않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상정을 막는다고 망치와 전기톱이 등장해 나라 망신을 시킨다. 모든 법안이 거쳐야 하는 법사위는 본래 법안의 자구를 심사하는 곳인데 법사위원장은 여야 합의가 안됐다는 이유로 상정 자체를 거부하는 막무가내 행동으로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다.

여당은 비겁하고 무능했다. 17대 국회에서 야당할 때 북한인권법안을 발의해놓고 여당이 돼서도 이를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물리력을 동원한 의사 진행이 싫다는 한 의원들은 물리력을 동원한 의사 진행 방해에는 한마디 언급이 없이 한-유럽연합(EU) FTA 비준동의안 상정을 무산시켰다.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본업에 소홀했다. 의원들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법안을 발의하고 심의하고 의결하는 일인데도 18대 의원의 표결참여율은 60%대에 불과했다. 자신이 발의한 법안의 표결에도 참여하지 않은 의원이 부지기수다. 임시나 정기 국회 개원은 늦어지기 일쑤였지만 세비는 꼬박꼬박 타갔다. 이런 의원들에게 지역구의 이익을 넘어 국익을 생각해달라고 하는 것 자체가 애당초 무리일 것이다.

어제 재보선의 투표율은 다행히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 국민이 아직도 정치에 기대를 버리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이번 재보선을 계기로 의원들은 의원의 본령이 무엇인지를 자문해보고 남은 1년간 보다 국민을 위한 국회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