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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제국 미위기는 세계화 종언 오바마, 다극화로 돌파구 찾아야

소비제국 미위기는 세계화 종언 오바마, 다극화로 돌파구 찾아야

Posted January. 01, 200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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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하나도 없는 사막을 걷고 있는 형국이라고 할까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비틀거리는 제국을 넘겨받은 셈이지요.

2006년 저서 부와 권력의 대이동에서 미국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클라이드 프레스토위츠(사진) 미국 경제전략연구소장은 지난달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09년 세계경제는 예상보다 더 나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소비제국인 미국이 소비를 줄이고 있고 새로운 대체시장이 등장하지 않은 현 상황은 세계경제를 지배해 왔던 세계화시스템의 작동 중단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시대의 경제전망을 어둡게 보는 이유는.

단기간에 경제가 어느 정도 회복될 수는 있다. 문제는 세계화 원리가 더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은 현재 위기가 일과성의 불황이고, 이 시기를 넘기면 또다시 괜찮아질 것으로 믿지만 그렇지 않다.

세계화라는 시스템의 종언()을 뜻하는 것 같은데.

최근 동아시아를 다녀왔다. 재계 인사들이나 정치지도자들은 미국의 보호주의 경향을 걱정하며 자국의 생산비용을 줄이고 경쟁력을 높여 수출을 늘리겠다는 궁리를 하고 있더라. 하지만 진짜 문제는 보호주의가 아니라 미국 전체가 더는 구매력을 갖지 못하게 됐다는 점이다. 좀 과장해서 말하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경제는 미국 소비자들을 위한 공급경제였다. 그동안 미국 시장을 겨냥한 수출에 진력해 온 국가로선 미국의 구매력 상실은 시장이 사라졌다는 뜻이다.

오바마 당선인이 주력해야 할 부분은.

미국이 직면한 구조적 변화를 질서 있게 진행하는 것이다. 막대한 무역적자와 재정적자를 줄이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달러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현재 달러 강세는 2, 3년 내에 크게 약화될 것이다. 새 환율체제가 태동할 것이다. 현재의 변동환율제는 미국의 무책임을 낳았다. 달러가 기축통화라는 점 때문에 미국은 무책임하게 돈을 찍어냈다. 다른 나라들도 무책임했다. 수출주도형 정책을 추진한 국가들은 자국의 통화가 저평가되도록 시장에 지속적으로 개입했다. 향후 45년은 환율체제를 포함한 새로운 국제경제 시스템을 만드는 진통기가 될 것이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새로운 희망을 던졌나.

위기 극복을 위해 전 세계가 합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유럽연합(EU) 순번 의장국이었던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EU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헨리 폴슨 재무장관보다 더 빨리 주요 8개국(G8)을 대체할 새 지도체제의 출범 필요성을 깨달았다. G20 회의는 유럽국가와 신흥경제대국들이 미국에 대해 이봐 정신 차려. 이제 당신 나라의 위기는 세계가 공동으로 대처해야 할 우리 모두의 위기야라고 말한 경종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슈퍼파워 지위는 상실된 것인가.

군사력, 달러,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 및 미국 대학의 경쟁력은 미국의 슈퍼파워 지위를 떠받들어 온 지주 역할을 해 왔다. 여전히 미국은 초강대국의 위치를 유지하겠지만 이전처럼 압도적이진 않을 것이다. EU 국가를 모두 합치면 미국보다 경제력이 더 크며, 중국이나 인도의 부상도 미국의 상대적인 힘을 줄이는 요소다. 미국이 혼자서 할 수 없는 분야가 점점 늘어날 것이다. 미국의 군사력은 여전히 세계 최고이지만 아프가니스탄전쟁 같은 비정규전을 혼자서 마무리할 수 없다는 것이 좋은 예다.



하태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