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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일-김영남 빅딜 할까

Posted March. 02, 200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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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차 남북장관급회담 사흘째인 1일 남북은 쌀 차관 제공 시기를 놓고 팽팽히 맞섰다.

남북은 이날 평양 고려호텔에서 수석대표가 만났으나 쌀 차관 제공 문제를 다룰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 개최 시기 등에 관한 이견으로 합의를 보지 못했다.

북측, 쌀 빨리 달라=북측은 3월 중 평양에서 경추위를 열고 이산가족 상봉과 인도적 지원을 협의할 적십자회담도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개최하자고 강하게 요구했다.

그러나 남측은 4월에 경추위를 개최하려 하고 있다. 북측이 6자회담의 213합의(북핵 폐기에 관한 2005년 919공동성명의 초기 이행조치에 관한 합의)를 이행하는지 지켜보고 쌀 차관 제공의 양과 시기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이 4월 13일까지 이행하기로 돼 있는 핵시설 폐쇄(shutdown)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검증 수용 조치를 취하기 전에 쌀 차관 제공을 결정할 경우 성급한 퍼주기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반면 북측은 3월 경추위에서 쌀 차관 제공에 합의하더라도 선적과 운송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할 때 4월 13일 이후 쌀이 북측 지역에 전달된다는 점을 들어 경추위 개최를 서두르고 있다.

북측은 또 지난해 미사일 발사로 지원이 중단된 비료 10만 t 외에 올해 분 35만 t까지 조기에 지원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남측은 이 중 일부만 지원하되 추가 비료 지원 시기를 북한의 비핵화 조치 이행과 연계할 방침이다.

남측, 이산가족 상봉 빨리 하자=남측은 경추위 개최에 앞서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건설 재개와 이산가족 화상 상봉을 즉각 추진하고 4월 중 대면 상봉을 갖자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북측은 이를 쌀 비료 지원의 상응 조치로 여기고 있어 합의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편 이재정 통일부 장관 등 남측 대표단은 이날 오후 북측의 국회의사당에 해당하는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났다. 이날 면담은 남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급회담 남측 수석대표가 김 상임위원장을 예방한 것은 2000년 박재규, 2002년 정세현 당시 통일부 장관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에 앞서 남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고려호텔 3층 극장에서 31절 기념식을 열었다. 약식으로 진행됐지만 이는 평양에서 처음 열린 남측 정부의 단독 공식행사로 기록됐다. 북측 대표단은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남측 대표단은 당초 기념식에서 대한독립만세, 평화통일만세, 우리민족만세를 외치려고 했으나 용어를 둘러싼 논란이 빚어질 것을 우려해 만세만 세 번 외쳤다.



문병기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