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가들이 10일부터 23일까지 10일 연속(거래일 기준) 국내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빠져나간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7800억 원에 이른다.
직접적인 원인은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금리 인상과 긴축 정책에 대한 우려다.
3년여간 신흥국가 주식시장과 각국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됐던 자금이 저금리 시대가 끝난다는 징후가 확실해지고 경기둔화 우려가 나오면서 금과 채권 등 안전한 자산을 찾아 떠나고 있는 것.
세계적으로 자산 거품이 빠지는 분위기 속에서 한국은 정부가 버블 세븐을 거론하면서까지 부동산 정책을 밀어붙이고 통화당국의 금리인상 변수까지 있어 충격이 더할 것으로 우려된다.
글로벌 경제 위협하는 세 마리 곰(Bear)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23일 유가 부동산 버블 붕괴 인플레이션 등 세 마리 곰이 글로벌 경제의 골디록스(goldilocks) 기조를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골디록스는 높은 성장률을 보이면서도 물가상승 압력은 낮은 이상적인 경제상황이다.
주요국 정부와 통화당국은 이미 3마리 곰의 위협을 피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2일 반기 보고서에서 올해는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인플레 방지를 위해)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이 동시에 금리를 올리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국가의 긴축 움직임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민감하면서도 폭발적이었다. 대표적 신흥시장인 인도 증시는 22일(현지 시간) 10% 폭락하면서 1시간 동안 거래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원자재 가격 폭락에 이어 대표적 금융자산인 주식시장마저 급락하고 있는 것.
한국 정부는 걱정은 붙들어 매라?
한국 주식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이달 들어 23일까지 105.04포인트(7.3%)나 떨어졌다. 국제 투자자금이 빠져나간 탓이다.
부동산시장은 국제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는 리스크가 직접적이진 않지만 간접적인 심리적 영향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 지적.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본부장은 증시 하락은 투자자들의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어 당분간 부동산 거래는 끊길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경기 둔화까지 겹친다면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강대 김경환(경제학)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자산거품이 빠지는 상황에서는 시장에 자꾸 엄포를 놓을 일이 아니라 그동안의 정책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현진 김선우 witness@donga.com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