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TSMC도 북-중-남부 클러스터 조성… “관건은 시너지”

입력 | 2026-06-26 04:30:00

토지-용수 등 부족에 새 부지 물색
지역 인재 뽑고 고속철도 연결… 사탕수수밭이 첨단 단지 변신
“단순히 지방 확장 접근은 안돼”



AP뉴시스


현재 정부 주도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호남, 충청에 반도체 공장 설립을 검토하는 가운데 앞서 글로벌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의 ‘3권역 클러스터’가 주목을 받고 있다. TSMC는 생산기지를 대만 북부에서 중남부로 확산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정책 과제와 북부 중심으로 형성됐던 반도체 클러스터의 자원 한계로 추진된 프로젝트다.

대만 반도체 산업은 1980년대 초 ‘대만형 실리콘밸리’를 표방한 신주(新竹)과학단지 출범에 이어 1987년 TSMC 설립으로 본격화됐다. 수도 타이베이(臺北) 인근에 자리 잡은 신주과학단지는 대만 북부 권역의 핵심 클러스터로 TSMC를 비롯해 미디어텍, ASE 등 주요 반도체 기업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협력사, 대학이 함께 맞물려 시너지를 내는 구조로 설계됐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신주과학단지는 토지, 용수 등 자원 부족으로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새로운 부지 물색의 필요성이 커졌다. 동시에 대만 북부에 편중된 국가 경제력을 분산해야 한다는 정부 정책 과제가 부상하며 국가 차원에서 제2과학단지를 추진하게 된다. 최종 선정된 남부 타이난(臺南)은 사탕수수밭과 논으로 가득한 농업 도시로 반도체와 같은 첨단산업을 꾸릴 기반이 열악한 지역이었다. 그럼에도 타이난에는 명문 국립 청궁(成功)대 등 유수의 대학과 지역 인재들이 풍부하다는 점, 더 이상 북부 중심의 성장 정책은 지속가능성이 없다는 정책적 판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환경적 한계를 극복하고 제2과학단지 유치에 성공했다.

타이난 과학단지 프로젝트는 1996년 본격 조성을 시작했다. 여기에 맞춰 TSMC는 1998년 타이난 첫 공장인 팹6를 착공해 2년 만인 2000년 3월 가동했다. 대만 정부는 비슷한 시기인 1999년 대만 고속철도 사업을 추진했다. 현재 대만 북부에서 남부까지 300km 거리를 서부 철로를 따라 1시간 반 만에 이동할 수 있다.

타이난 과학단지의 성공은 제3과학단지인 중부 타이중(臺中)으로 이어졌다. 대만 중부과학단지는 2002년 승인돼 2003년 기업 입주가 시작됐다. 2010년 TSMC의 기가팹 팹15 착공을 계기로 타이중이 신주, 타이난과 함께 대만의 핵심 반도체 클러스터로 자리매김했다.

왕수봉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타이난, 타이중 반도체 클러스터는 각 지역의 유능한 인재와 생활 인프라가 뒷받침한 덕분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며 “국내 지방 반도체 클러스터도 단순히 시설을 세운다는 관점으로 접근해선 안 되고 시너지가 나도록 계획을 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