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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 분만 年 100건… 119대원에 ‘아이 받는 법’ 가르친다

입력 | 2026-06-25 04:30:00

산모 ‘응급실 뺑뺑이’ 사고 늘자
산부인과-소아과 전문의가 교육



최신형 분만 시뮬레이션 마네킹을 활용해 상황별 응급분만 대응 절차를 실습 중인 119구급대원들. 소방청 제공


23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인근 회의실에서 열린 ‘응급분만 전문교육’ 현장. 산부인과 전문의 홍혜리 원장이 최신형 분만 시뮬레이션 마네킹 앞에서 제대탈출(태아보다 탯줄이 먼저 나오는 현상) 상황을 설명하자 구급대원들은 교재에 메모하며 실습 장면을 지켜봤다. 한 구급대원이 “산모 자세를 바꾸면 탯줄 압박을 줄일 수 있느냐”고 묻자 홍 원장은 “좁은 구급차 안에서 무리하게 자세를 바꾸다 산모가 넘어지는 등 2차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우려가 커지면서 병원 도착 전 구급대원의 응급분만 대응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구급대원은 산모를 분만 가능한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하는 게 가장 주된 역할이지만, 병원 수용 지연이 반복되면서 응급분만에 직접 대응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실제로 충북 청주시에서 응급 분만이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한 산모가 부산까지 이송되던 중 태아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소방청은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초청해 1급 구급전문교육사인 구급대원을 대상으로 응급분만 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에는 산부인과 2명과 소아청소년과 1명 등 전문의와 실습 보조강사 8명 등이 강사로 나섰다. 구급대원 24명은 정상 분만과 비정상 분만, 신생아 소생술 이론 교육을 받은 뒤 실습했다. 이들은 교육받은 내용을 각 시도 구급대원에게 전할 예정이다.

이 같은 교육 강화 배경에는 지방 분만 인프라 붕괴가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구급활동 정보상 임산부 출동과 분만 처치 건수는 2023년 113건, 2024년 104건, 지난해 100건으로 매년 100건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 분만 가능 의료기관은 2003년 3171곳에서 2024년 445곳으로 크게 줄었다. 전국 250개 시군구 중 분만 의료기관이 없는 지역은 77곳이다. 산부인과 전문의 이재일 원장은 “근본적으로는 분만 의료 체계를 개선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응급분만이 적지 않은 만큼 구급대원의 초기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한 교육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육에 참여한 구급대원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17년 차 구급대원인 양정진 경기 남양주소방서 소방위(44)는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오랜 시간 수업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 의미가 컸다”며 “기초 이론을 배우고 실습까지 할 수 있어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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