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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4구역 인가 났지만… 세계유산평가 최대 변수

입력 | 2026-06-25 04:30:00

퇴임 앞둔 종로구청장 개발 인가
차기 구청장 당선인은 사업 반대
조선시대 유물 심의도 시간 걸려
서울시 “원만한 협의 지원할 것”



서울 종로구 종묘 정전에서 바라본 세운4구역 개발사업 완료 후 경관 예측도.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제공


이달 말 퇴임을 앞둔 정문헌 서울 종로구청장이 최근 종묘 맞은편 세운4구역 사업시행계획 변경안을 인가하면서 개발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다음 달 취임하는 유찬종 종로구청장 당선인이 해당 사업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지만 이미 인가가 이뤄진 사업을 뒤집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후속 인허가 절차와 세계유산영향평가(HIA) 여부 등을 둘러싼 변수가 남아 있어 사업 향방은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인가 끝났지만 변수는 여전

24일 서울시와 종로구 등에 따르면 정 구청장은 18일 세운4구역 사업시행계획 변경안을 인가했고 다음 날 종로구보에 고시했다. 세운4구역은 서울시가 추진해 온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사업 가운데 하나로, 종묘 맞은편 종로4가 일대에 업무·상업시설 등을 짓는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이다. 서울시는 도심 공동화를 막고 세운상가 일대 재정비를 촉진하기 위해 지난해 세운4구역 정비계획을 변경했다. 종로변 최고 높이는 55m에서 98.7m로, 청계천변은 71.9m에서 141.9m로 높여 업무·주거 기능을 강화하고 사업성을 높인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국가유산청은 높아진 건물로 인해 종묘 경관이 훼손될 수 있다며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올해 3월 세계유산법 개정으로 세계유산영향평가 제도가 도입됐는데, 유산청은 세운4구역에도 이를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서울시와 사업 주체 측은 세운4구역이 법 개정 이전부터 추진된 사업인 만큼 새 제도를 소급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종로구가 서울시의 정비계획 변경 내용을 반영한 사업시행계획 변경안을 인가한 것이다. 종로구 세운4구역 담당 관계자는 “사업시행계획 변경안이 3월 접수됐고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60일 안에 인가 여부를 결정하도록 돼 있다”며 “서울시 통합심의를 비롯해 교육청, 경찰청, 군, 소방 등 관계기관 협의를 모두 마친 상황에서 인가를 내주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유 당선인은 사업 인가에 반대 입장을 피력해왔다. 그러나 새 구청장에 취임하더라도 사업을 곧바로 멈추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세운4구역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사업 시행을 지원하고 있지만 토지주와 민간 사업자가 참여하는 재개발 사업이다. 이미 인가가 난 사업을 직권 취소할 경우 대규모 손해배상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사업이 곧장 추진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세운4구역 부지에서는 조선시대 건물지와 우물, 배수로 등이 발견돼 국가유산위원회의 매장유산 심의가 남아 있다. 여기에 재개발 과정에서 새 구청장의 판단이 필요한 후속 인허가 절차도 적지 않다.

● 최대 변수는 세계유산영향평가 여부

그러나 가장 큰 변수는 역시 세계유산영향평가 여부다. 개정된 세계유산법에 따라 평가가 실시돼 종묘 경관 훼손 우려가 크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사업은 설계 변경이나 추가 절차를 거쳐야 해 상당 기간 지연될 수 있다. 유산청은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에 사업시행계획 변경안의 직권 취소도 요청할 계획이다.

현재 주민과 사업 주체는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을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업이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질 경우 유산청과 협의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서울시 세운활성화계획 팀 관계자는 “결국 유산청과 민간 사업 주체가 세계유산영향평가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사업의 가장 큰 변수”라며 “시는 양측이 원활히 협의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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