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대체 트리니티항공, ‘의무 운항’ 끝나면 노선 중단 등 검토 4개 노선 의무 운항 10월24일 만료… 프랑크푸르트 운항계획 확정 못해 “충분한 대책없이 항공 합병 진행”… 소비자 선택권 축소-티켓값 오를듯
광고 로드중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시 아시아나항공의 ‘대체 항공사’로 낙점돼 노선들을 넘겨받았던 트리니티항공(옛 티웨이항공)이 유럽 노선 운영을 대폭 축소한다. 수요 감소와 항공유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때문이다. 당장 10월 24일 유럽 4개 노선(프랑크푸르트·로마·파리·바르셀로나)에 대한 의무 운항 기간이 만료되는데 프랑크푸르트 노선은 아예 동계 운항 계획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럽 하늘길’이 축소됨에 따라 소비자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 결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트리니티항공을 대체 항공사로 낙점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독점을 우려해 유럽 4개 노선의 운수권과 슬롯(공항 이착륙 권리)을 대체 항공사를 마련해 넘길 것을 조건으로 걸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트리니티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운수권과 슬롯 등 운항에 필요한 권리를 확보해 2024년 중순부터 프랑크푸르트·로마·파리·바르셀로나 노선에 취항했고, 2026년 하계 운항 시즌(10월 24일)까지 해당 노선을 의무 운항해야 한다는 조건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의무 운항 기간 종료를 앞두고 노선 축소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트리니티항공은 10월 25일부터 시작되는 동계 시즌 프랑크푸르트 노선 항공권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노선을 운영할지 말지 확정을 못 하는 것이다. 주 7회 프랑크푸르트 노선에 항공기를 띄울 권리가 있는 트리니티항공이 운항 중단까지 검토하는 건 수익성 악화 때문이다. 중동 전쟁 여파로 항공유 가격이 급등한 데다, 고객을 모으기 위해 운임을 무리하게 낮추면서 적자가 누적됐다. 프랑크푸르트뿐만 아니라 파리와 로마 노선 역시 동계 시즌 주 2∼3회씩 운항을 축소한 상태다.
광고 로드중
독과점을 막겠다며 진행한 대체 항공사 선정이 역효과를 불러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당시 트리니티항공은 아시아나항공보다 항공기 대수도, 인력도, 자본도 모두 부족했고 대체자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며 “공급석 축소 및 운항 축소는 예견된 일로, 대한항공의 독점력 강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인적·물적 지원이 종료되는 시점과 맞물린 점도 부담이다. 트리니티항공의 유럽 취항을 돕기 위해 파견됐던 대한항공 운항승무원들은 조만간 모두 복귀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이 트리니티항공의 유럽 노선 취항을 위해 지원했던 A330-200 항공기와 B777-300ER 항공기 중 일부도 반납해야 한다. 앞서 대한항공은 EU로부터 통합 승인을 받기 위해 항공기와 운항승무원 등을 트리니티항공에 지원하면서 취항을 도왔다.
국내 한 저비용항공사(LCC)의 전직 임원은 “대체 항공사들이 노선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에 대한 대책은 마련하지 않은 채로 양사 통합이 추진됐다”며 “대체 항공사가 시장에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우려했던 대한항공의 독점 구조가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