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동맥류 위험성과 치료 트렌드 뇌혈관 벽,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파열 전까지 자각 증상 없어 위험 환자 3명 중 1명은 사망하는 질병…혈류를 전환하는 ‘스텐트’가 대안
고준경 부산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코일 색전술, 혈류 변환 스텐트 삽입술 등 혈관 내 치료가 발전하면서 뇌동맥류 치료 선택지가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부산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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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동맥류는 흔히 ‘머릿속 시한폭탄’으로 불린다. 뇌혈관 벽 일부가 약해지면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으로 대부분 특별한 증상 없이 진행되다가 파열되면 치명적인 지주막하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뇌동맥류 파열 환자 3명 중 1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생존하더라도 심각한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비파열성 뇌동맥류로 진료받은 환자는 연간 19만 명에 이른다. 뇌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가 보편화되면서 건강검진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다만 모든 뇌동맥류가 치료 대상은 아니다. 동맥류의 크기와 위치, 형태, 환자의 나이와 전신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최근에는 개두술뿐 아니라 코일 색전술, 혈류 변환 스텐트 삽입술 등 혈관 내 치료가 발전하면서 치료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특히 과거 치료가 쉽지 않았던 대형 동맥류나 광경부 동맥류에도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이 확대되고 있다. 부산대병원 신경외과 고준경 교수를 만나 뇌동맥류의 위험성과 최신 치료 흐름에 대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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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동맥류는 어떤 질환인가.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이 약해지면서 국소적으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대부분 증상이 없는 상태로 존재하다가 파열되면 지주막하출혈로 이어져 치명적인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그래서 흔히 ‘머릿속 시한폭탄’이라고 부른다. 중요한 점은 증상이 없다는 사실 자체보다 증상이 없어 발견이 늦어진다는 데 있다.”
―파열 전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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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동맥류가 파열되면 어떤 일이 발생하나.
“급성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한다. 환자는 살면서 경험해 보지 못한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고 구토와 의식 저하, 경련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상태가 매우 빠르게 악화하는 때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높은 사망률이다. 생존하더라도 인지 기능 저하나 운동장애 등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또한 재출혈 위험도 있기 때문에 응급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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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는 않다. 치료 여부는 동맥류 크기와 위치, 형태, 성장 여부뿐 아니라 환자의 나이와 전신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파열 위험이 낮다고 판단되면 정기적인 추적 관찰을 선택할 수 있다. 반면 크기가 크거나 형태가 불규칙한 경우, 위치상 파열 위험이 크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한다. 결국 지금 치료하는 것이 더 안전한지, 관찰하는 것이 더 안전한지를 판단하는 과정이다.”
―현재 시행되는 치료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크게 개두술과 혈관 내 치료로 나뉜다. 개두술은 머리뼈를 열고 클립을 이용해 동맥류를 막는 방법으로 오랜 기간 시행돼 온 표준 치료다. 혈관 내 치료는 혈관을 통해 접근하는 방식으로 코일 색전술과 혈류 변환 스텐트 삽입술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환자 부담이 적고 회복이 빠른 혈관 내 치료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
―혈류 변환 스텐트는 어떤 원리로 치료하는가.
“동맥류 입구가 있는 혈관에 스텐트를 삽입해 동맥류 내부로 들어가는 혈류를 감소시키고 정상 혈관 방향으로 흐르도록 유도하는 치료다. 시간이 지나면서 동맥류 내부에 혈전이 형성되고 결국 폐색이 이뤄진다. 동시에 혈관 벽 재형성도 유도할 수 있다. 단순히 동맥류를 채우는 개념이 아니라 혈관 구조 자체를 재구성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어떤 환자에게 고려하나.
“입구가 넓은 광경부 동맥류, 크기가 큰 대형 동맥류, 형태가 복잡한 방추형 동맥류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병변은 코일만으로 완전 폐색을 얻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출혈 여부와 혈관 상태, 전신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가장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치료 후 관리도 중요한가.
“매우 중요하다. 코일 색전술은 일부 환자에서 재개통이 발생할 수 있고 혈류 변환 스텐트 역시 혈관 변화 과정을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정기적인 영상 검사를 통한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장비와 시술 기술이 발전하면서 치료 성적도 좋아지고 있지만 꾸준한 관리가 동반돼야 한다.”
―환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뇌동맥류는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예방과 함께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특히 고혈압과 흡연, 가족력 같은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은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또 뇌동맥류가 발견됐다고 해서 모두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반대로 방치해도 된다는 의미도 아니다.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해 본인의 위험도를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와 관리 계획을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