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전력 수요와 탄소 배출량 2030년까지 2배로 늘 것” 전망 EU, 에너지-물 사용량 보고 받기로… 中, 태양광-풍력 등 발전 설비 건립 韓, ‘발전 사업자 직거래’ 방식 두고 정부-업계 의견 달라 특별법서 제외
경기 파주시에 위치한 LG유플러스 AI 데이터센터 건설 현장.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2030년까지 현재의 약 2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유플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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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는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다. 거대 AI가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하고 추론·연산을 하려면 수만 개의 두뇌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비롯한 컴퓨팅 자원과 대규모 네트워크, 냉각 인프라가 필요하다. 이를 한곳에 모아놓은 공간이 바로 AI 데이터센터다.
한국도 AI 데이터센터 바람이 거세다. SK텔레콤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울산 데이터센터 건설에 들어갔고, 삼성전자는 경북 구미와 전남 해남에 데이터센터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데이터센터는 그저 짓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릴 정도로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해외 주요국들은 데이터센터 건립과 함께 전력 확보 경쟁에 나서는 한편 탄소 저감을 위한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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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급격히 팽창하면서 탄소 배출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장 빠르게,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보니 아직 걸음마 단계인 재생에너지보다 기존 화석연료에 기대기 쉽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구글은 미국 텍사스의 데이터센터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텍사스 천연가스 발전소와 파트너십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발전소는 약 933MW(메가와트) 규모로 연간 450만 t의 탄소를 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샌프란시스코의 연간 탄소 배출량(약 400만 t)보다 많은 규모다. 가디언은 “그동안 청정에너지 분야의 선두 주자 이미지를 구축해 왔던 구글이 화석연료 인프라에 직접 투자하는 최초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구글뿐만 아니라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오랫동안 ‘탄소 제로’ 목표를 내세워 온 글로벌 빅테크들 역시 데이터센터 운영에 천연가스를 활용하고 있다. IEA는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의 탄소 배출량이 지금까지의 배출량보다 2배 이상 증가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온실가스 배출원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데이터센터에 냉장고처럼 ‘에너지 라벨’
해외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안정적인 전력 확보와 탄소 저감이라는 충돌하기 쉬운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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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 패키지’도 함께 제시했다. 500kW(킬로와트) 이상 데이터센터는 에너지 소비량과 물 사용량,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 등을 EU 데이터베이스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보고된 지표를 바탕으로 데이터센터에는 냉장고나 세탁기에 적용되는 에너지 효율 등급처럼 전자 라벨 형태의 등급이 부여된다.
중국은 국가 주도로 친환경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에 돌입했다. 지난달 풍력과 태양광 발전 중심지인 북서부 닝샤 지역에서 최초로 재생에너지로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직접 공급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5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건립했으며 연말까지 1.5GW(기가와트) 규모의 풍력 발전 설비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베이징 등 대도시에서 늘고 있는 데이터센터 및 컴퓨팅 전력 수요와 탄소 저감 목표 사이의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이라고 해석했다.
미국은 재생에너지보다 원자력발전소의 수명 연장과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데이터센터 전력원으로 검토하고 있다.
● 국내는 정부-업계 줄다리기 중
한국에서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를 두고 정부와 업계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AI 데이터센터를 국가 핵심 인프라로 육성하기 위한 특별법(AIDC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법안에는 AI 데이터센터를 국가전략기반시설로 규정하고 입지 규제 완화와 인허가 절차 간소화, 세제 지원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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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 확보를 위해 PPA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기업들이 화력발전소와 개별 계약을 맺을 경우 탄소중립 정책과의 충돌 가능성, 한국전력 등 기존 전력시장 체계에 미칠 영향 등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ESG 평가기관인 서스틴베스트의 류영재 대표는 “해외 주요국 정부와 기업들은 이미 에너지 효율 혁신과 재생에너지 연계를 앞세워 AI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 전략을 구축하기 시작했다”며 “국내에서도 기술 혁신과 정책 지원을 결합한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