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초… 최고가격제 종료후 적용 공급가 투명해져 기름값 예측 가능 다른 정유사들도 유사 방식 검토 경유가격 L당 50원 한시 인하
SK에너지가 국내 정유업계에서 처음으로 각 주유소에 한 주 뒤에 공급할 경유와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을 미리 알려주기로 했다. 다른 정유사들도 이와 유사한 공급가격 산정 방식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앞으로 국내 기름값이 ‘빨리 오르고 늦게 내리는 기름값’이란 오명을 해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미리 알려주는 주유소 공급가
그동안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국내 정유사 세 곳은 임시가격으로 일선 주유소에 석유제품을 공급하고 일정 기간(통상 월 단위)이 지나면 공급한 석유제품의 실제 가격을 책정해 차액을 정산하는 ‘사후정산’ 방식을 택해 왔다. 정유 4사 가운데 에쓰오일은 매일 석유제품의 확정 가격을 제시하고 이 가격으로 정산을 해왔다. SK에너지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한 주 뒤의 가격을 미리 고지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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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격 결정 구조는 특히 최근 이란 전쟁 국면에서 석유제품 가격 급등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선 주유소들이 석유 가격을 확정받지 못한 상황에서 정산 시점에 공급 가격이 오를 것을 감안해 소비자 판매 가격을 미리 올려버린 것이다.
● 나머지 정유사도 적용 검토
경기 시흥시 SK시화산업주유소 ‘복합 에너지플랫폼’ 조감도.(SK에너지 제공)
이 같은 방식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을 경우 유가 상승시기 일선 주유소가 줄줄이 기름값을 올리며 시장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문제가 일부 해소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급가격 결정 과정이 보다 투명해지며 최종 소비자가격 역시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평가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지금까지 석유제품 가격을 결정하는 과정이 불투명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런 관행을 바꾸는 시도가 앞으로도 계속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SK에너지는 23일부터 한시적으로 전국 SK주유소의 차량용 경유 판매 가격을 L당 50원씩 할인하기로 했다. 고유가 시기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협조한다는 취지다. 또 이란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70% 수준이던 중동산 원유 비중을 앞으로 50%까지 낮춰 공급망 다변화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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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