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선관위 징계 전수분석 전체 125건중 중징계는 7건 그쳐… 업무중 개인영상 번역시켜도 견책 ‘소쿠리 투표’때도 2명만 정직 처분 6·3선거 본투표 용지 혼란 외에도… 서초선 사전투표지 모자라 ‘퀵’ 배달
‘투표지 부족’ 국조특위 첫 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첫 회의를 연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윤상현 위원장(왼쪽)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특위는 8월 1일까지 45일간 투표용지 부족 사태 발생 경위와 참정권 침해 실태 등을 따질 예정이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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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 시도 선거관리위원회의 1급 직원은 2024년 10월과 11월 3차례에 걸쳐 자신이 제작한 24분 49초 분량의 영상을 국외 영화제에 출품하기 위해 부하 직원 2명에게 업무시간 중 영어 자막 번역을 시켰다. 중앙선관위 고등징계위원회는 “상급자의 영향력을 행사한 부당한 요구인 갑질”이라면서도 “비위 사실을 인정하고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는 이유로 견책 징계를 내렸다. 견책은 경고 수준의 경징계에 해당한다.
#2. 다른 시도 선관위의 한 사무과장은 2022년 7∼11월 회계 담당 부하 직원이 지방선거 경비, 체육회장 선거 경비, 조합장 선거 경비 등 약 55억6900만 원(35건)을 사전 보고와 결재 없이 집행한 것을 파악하지 못했다. 하지만 중앙선관위 고등징계위는 중앙선관위원장 표창 수상 내역 등을 고려했다면서 감봉 1개월에서 견책으로 징계 수위를 낮춰 의결했다.
● 125건 징계 중 중징계는 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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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가 의결된 125건의 사유는 인사·채용 관련 비위가 18건으로 가장 많았고, 음주 운전 관련(15건), 성 비위(15건)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해임, 파면, 강등 같은 중징계는 7건에 그쳤고, 대부분 견책 등 경징계나 불문경고에 그쳤다. 불문경고는 정식 징계가 아닌 경고 처분에 해당한다.
부실 선거 관련 징계도 솜방망이에 그쳤다. 2024년 총선 당시 개표 오류로 9명이 징계를 받았는데, 감봉 3개월이 가장 높은 수위였고 그마저도 3명에 그쳤다. 6명은 견책 등 경징계였다. 2022년 대선 당시 ‘소쿠리 투표’ 사태 때조차 1급 직원이 정직 3개월, 2급은 정직 2개월을 받았고 3급 직원은 불문경고로 그쳤다.
전문가들은 헌법상 독립기관인 선관위가 자체 징계를 통해 솜방망이 처분만 반복하다 보니 비위가 근절되지 않고 도덕적 해이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독립적인 선거관리평가위원회 등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이라는 직위로 감사원의 직무감찰 등을 피해 왔다”며 “대대적 개혁을 통한 쇄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선관위 연락 불가”… 혼란상 담긴 투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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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모습. 뉴스1
투표록에 따르면 잠실2동 제2투표소에선 “6.3 17:50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 중단” “18:00 이후 최초 대기인 12명이었으나 5명 돌아가고 7명 남음”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잠실2동 제6투표소에선 “15시 35분, 15시 40분에 투표관리관이 선관위로 전화했으나 연락 불가” 등의 혼란했던 모습이 기록돼 있었다.
한편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의 한 투표소에 사전투표 투표용지를 출력하기 위한 롤 용지가 부족해 퀵서비스로 배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전투표에서도 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졌던 것이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