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0주년 맞이 정규앨범 발매
데뷔 10주년을 맞아 정규 5집 ‘그렇게 나쁘진 않을걸’로 돌아온 싱어송라이터 안예은. DSP미디어 제공
2016년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 스타 시즌5’ 준우승 이후 데뷔한 그는 한국적 멋과 미를 담은 노래부터 귀로 듣는 납량특집 시리즈까지, ‘이야기의 음악화’를 구현하며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해 왔다. 그는 “누구나 개성을 갖고 있다. 내 음악이 특별히 특이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정규 1집 수록곡이었다가 반응이 좋아 드라마 OST로도 만들어진 ‘홍연’, 한국 설화에서 출발한 ‘창귀’ 같은 노래들은 안예은만의 강렬한 개성을 보여준다.
●비극이어도 “그렇게 나쁘진 않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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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은 2023년 2월 정규 4집 ‘쉽게 쓴 이야기’ 이후 3년여 만의 정규 앨범이다. 지난달 28일과 이달 18일 두 차례에 걸쳐 공개된 앨범에는 타이틀곡 ‘디나이(DENY·부정하다)’를 비롯한 신곡 9곡과 미발매곡, 기존 곡 등을 새롭게 녹음한 8곡까지 총 17곡이 2CD 형식으로 담겼다. 데뷔 10주년을 맞은 소감에 대해 그는 “음악으로만 돈을 벌어 먹고살 수 있다는 엄청 큰 일을 10년째 하고 있어서 감사하고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번 앨범에는 안예은의 여러 얼굴을 드러낸다. 지옥에 불을 질러서라도 어떻게든 버텨보자는 마음을 신나는 사운드로 풀어낸 ‘들숨’, 우울과 불안을 불안정한 보컬과 기타 불협화음으로 표현한 ‘가시꽂이’ 등은 그의 내면을 진솔히 담아냈다. 길 없는 절벽에 길을 내는 직업에서 착안한 ‘잔도공’은 “조금 더 걸어보자”는 위로를 담았다. 팬들이 기다려온 안예은식 사극풍 발라드 ‘무언’과 ‘낙망’도 실렸다.
10주년을 맞아 옛 곡들도 다시 손봤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크게 사랑받아 역주행한 ‘문어의 꿈’은 친구들의 자녀 5명과 함께 다시 녹음했다. 그는 “원곡을 좋아한 어린이들이 낯설어하지 않도록 편곡은 크게 바꾸지 않고, 어린이들의 목소리를 여러 파트에 넣었다”며 “어린이들의 목소리가 주는 굉장한 기쁨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안예은을 설명하는 또 다른 단어는 공포다. 그는 2020년 ‘능소화’를 시작으로 ‘창귀’, ‘쥐’, ‘홍련’ 등 매년 여름 납량특집 호러송을 발표해 왔다. 올해도 일곱 번째 귀신 노래를 준비 중이다. “사람이 공포를 가장 많이 느끼는 요소가 ‘소리’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효과음이나 배경음악뿐 아니라 가사 있는 노래로도 공포심을 느끼게 할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들어 시작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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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개성이 때로 부담이 되진 않을까. 실제로 데뷔 3∼5년 차에는 사극풍 이미지가 고착되는 것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를 다르게 받아들인다. 그는 “창작자로서도 보컬리스트로서도 시그니처가 있다는 건 엄청난 장점”이라며 “다만 특이하다고 느끼실수록 빨리 질릴 거라는 두려움은 아직 있어서 가능한 많은 시도를 해보려 한다”고 했다.
안예은은 20, 21일 서울 강북구 성신여대 운정그린캠퍼스 대강당에서 데뷔 10주년 기념 단독 콘서트 ‘겹경사’를 연다. 이번 공연에는 데뷔 후 함께해 온 밴드에 더해 코러스 3명이 함께한다. 그는 “이번엔 조금 더 귀가 빵빵한 라이브를 들으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10년 뒤의 안예은에 대해 묻자 거창하지 않은 답이 돌아왔다. ‘나쁘지 않을 걸’이라며 음악 듣기를 권하는 그다운 답이었다. “바르게 살고 싶어요.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사고를 쳐서 뉴스에 나오는 그 마음을 제가 알거든요. 사람으로서도, 플레이어로서도 바르게 살고 싶습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