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반도체 호황, 속은 취업난] 집값 급등 속에 자산 격차 커지고 반도체 쏠림에 업종별 소득 벌어져 한은 “장기화땐 경제 활력 떨어져”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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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도 없고 소득도 적은 20∼30대 청년이 빠르게 늘고 있다. 소득 및 순자산 하위 20%인 가구에서 20∼30대 청년층 비중이 5년 새 2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집값 급등으로 자산 격차가 커진 데다, 반도체 등 일부 소수 업종에만 좋은 일자리가 몰리면서 소득 격차까지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른바 ‘복합 양극화’가 갈수록 심각해지면 청년층의 씀씀이가 위축돼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 전체의 생산성과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11일 내놓은 ‘경제 가계 양극화 실태와 파급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순자산과 소득이 모두 하위 20%(1분위)에 속한 가구 중 20∼30대 비중은 15.2%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했던 2020년(7.9%)보다 2배 가량으로 많은 수준이다. 전체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청년 비중만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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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순자산이 상위 40%(4∼5분위)인 가구에서 20∼30대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9.34%에서 지난해 9.27%로 0.07%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60세 이상 비중은 지난해 42.52%로 5년 전(38.73%)보다 3.79%포인트 올랐다.
여기에 기술 발전으로 산업 간 양극화까지 심해져 청년층 소득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기술(IT) 부문은 가파르게 성장하며 급여를 많이 주고 있지만, 다른 업종은 그만큼 성장하지 못해 이 분야에서 일하는 청년 소득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직원들에게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은 앞으로 소득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기업의 신입 채용이 줄어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는 것 자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곽법준 한은 조사국 조사총괄팀장은 “근로소득 격차가 벌어지며 (청년층이) 자산 형성을 위한 사다리에 올라타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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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한은 조사총괄팀 차장은 “복합 양극화 심화는 경제 전반의 생산성 하락과 소비 위축을 초래해 성장 잠재력을 잠식할 우려가 크다”며 “(취약계층의) 소득을 보전하는 중심의 재분배 정책 외에 새로운 정부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