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선관위, 이번엔 개표 결과 잘못 입력… 1104명 표 날렸다

입력 | 2026-06-11 04:30:00

전북교육감 다른 투표소 결과 기입… 뒤늦게 개표 결과 미반영 확인
‘10일 기한’ 진상규명위 어제 회의, 또 ‘셀프 쇄신’ 눈속임 될 우려도
李 “일부 시위대 경찰 모욕 도넘어”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모습. 2026.6.9 뉴스1


6·3 지방선거 전북도교육감 선거에서 투표소의 투표 결과가 잘못 입력돼 1104명의 표가 누락된 것으로 10일 드러났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이번 지방선거에서 개표 과정의 문제가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날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조사에 착수했지만 투표용지 부족에 이어 투표 결과 누락 사실이 드러나면서 선관위에 대한 쇄신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선관위 오기입에 날아간 1104표

10일 중앙선관위 등에 따르면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선관위는 선거 당일인 3일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1동 3투표소 투표 결과를 1투표소 결과로 입력했다. 사고는 투표관리관이 3투표소 투표함에 붙는 투표록에 ‘1투표소’라고 잘못 적어 개표 현장으로 보내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당시 개표 현장에서는 이미 1투표소 투표함을 개표한 상태였는데, 1투표소라고 적힌 투표함이 다시 개표장에 들어온 것. 하지만 구 선관위는 기존의 1투표소 개표 결과 대신에 잘못 기입된 3투표소 투표함을 개표해 1투표소 결과로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은 구 선관위가 개표를 마쳤는데도 3투표소 개표 결과가 비어 있다는 걸 뒤늦게 인지하면서 드러났다고 한다. 그런데도 구 선관위는 이미 1투표소 결과로 반영된 3투표소 개표 결과를 가져다 반영했다. 이미 3투표소 결과로 입력된 1투표소 결과는 개표를 마친 상황에서 수정이 불가능했다고 한다. 결국 먼저 개표됐던 1투표소의 1104표는 개표 결과가 삭제되면서 득표에 반영되지 않았고, 3투표소의 994표가 1, 3투표소 두 곳의 결과로 중복 반영된 것이다. 선관위는 1투표소 결과가 온전히 반영됐다면 전북도교육감 1, 2위 후보 간 격차가 19표 줄었을 것으로 파악했다.

중앙선관위가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진상을 밝히겠다며 자체적으로 꾸린 진상규명위는 10일 첫 회의에서 선관위가 투표용지 부족 시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장을 지낸 조현욱 진상규명위원장은 경기 과천시 중앙선관위 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투표용지 부족 당시 선관위의 대응 매뉴얼이 부존재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본투표 당일(3일) 각 시군구 선관위에는 예비용 투표용지가 있었지만, 투표용지가 부족한 투표소로 제때 전달되지 못해 26곳에서 총 10시간 이상 투표가 중단된 바 있다. 이런 상황에 대비하는 매뉴얼을 마련해두지 않은 탓에 우왕좌왕하다가 투표 지연 사태를 초래했다는 것.

이에 앞서 중앙선관위가 본투표 투표용지 인쇄 최소 기준을 60%에서 50%로 줄이는 과정에선 체계적인 논의 과정이 없었던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이 제출받은 중앙선관위 보고 자료에 따르면 투표용지 인쇄 비율 축소는 지난해 12월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전결로 확정됐다. 같은 해 8월 내부 직원들로 구성된 절차사무개선 태스크포스(TF)를 꾸린 뒤 4개월 만에 공식 회의록도 남기지 않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 與 선거제도개혁 TF 출범… “개헌도 검토”

더불어민주당은 10일 국회에서 선거제도개혁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고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헌법 개정까지 염두에 둔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회의에 참석해 “이번 사태는 단순한 행정 미비가 아니라 국민 주권 침해로 인해 헌정질서 근간이 훼손된 중차대한 문제”라며 “이번 선거제도 개혁이 단순히 법과 제도를 일부 손질하는 작업에 그쳐선 안 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중앙선관위원장 상근 체제 전환 등을 위한 선관위법 개정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선관위가 감사원의 감찰을 받도록 하거나 위원회 구성 등을 바꾸기 위한 개헌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유럽을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X(옛 트위터)에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된 시위에 대해 “현장에 배치된 경찰관을 향한 일부 시위대의 모욕과 조롱이 도를 넘어섰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과천=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