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리포트] 전기영화가 다시 불붙인 마이클 잭슨 신드롬 전기영화-음원-숏폼으로 신드롬… ‘마이클’ 전 세계 8억 달러대 흥행 ‘빌리 진’ 빌보드 ‘글로벌200’ 1위… 잭슨 음악 청취 82%가 35세 미만 보는 음악 개척, K팝에도 큰 영향
1983년 발표된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 같은 해 5월 방영된 모타운 25주년 기념 방송에서 선보인 ‘문워크’는 팝 음악사의 상징적 장면으로 남았다. 미르북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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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 신드롬, 왜?
전기영화 ‘마이클’ 개봉 이후 마이클 잭슨이 음원 차트, 소셜미디어 등에서 다시금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1980∼9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그의 음악이 숏폼 문법에 익숙한 MZ세대까지 사로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 이상 마이클 잭슨은 없다. 나는 세상을 충격에 빠뜨릴 새롭고 믿을 수 없는 배우이자 가수, 댄서가 돼야 한다. 나는 마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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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가 촉발한 ‘마이클의 재림’
주목할 대목은 이런 흐름을 잭슨의 전성기를 보지 못했던 젊은층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음악 데이터 분석업체 차트메트릭에 따르면 현재 잭슨의 청취자 중 35세 미만 청취자가 약 82%에 이른다. 영화 개봉 뒤 스포티파이에서 라틴아메리카 청취자는 33.5%에서 35.3%로 늘기도 했다. 차트메트릭은 “전기영화는 미 팝 문화의 신화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스트리밍을 통한 그의 부활은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도 멜론 기준 영화 개봉 뒤 2주 동안 잭슨의 대표 인기곡 10곡 감상자 수가 전월 같은 기간보다 230%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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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 대표곡 ‘스무드 크리미널’(1987년)의 상징적인 린 댄스(Lean dance·45도로 몸을 기울인 안무)를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잭슨의 무대 퍼포먼스가 댄스팝 중심의 현대 팝 음악 원형을 만들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고 했다. 잭슨이 흑인 음악의 뿌리를 유지하면서도 백인 주류 시장과 세계 시장까지 아울렀다는 점도 중요하다. 정 평론가는 “‘비트 잇’처럼 R&B(리듬 앤드 블루스)와 록의 요소를 결합한 곡은 그가 추구한 통합의 방향을 잘 보여준다”고 했다.
오늘날 익숙한 숏폼 문법도 잭슨의 퍼포먼스를 다시 유통시키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장한 관객들이 영화관을 마치 ‘디스코텍’처럼 바꿔 놓은 영상이 인스타그램과 틱톡에 퍼졌다”고 보도했다.
K팝 스타들의 커버 영상과 숏폼 챌린지도 잭슨 리바이벌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제이홉을 비롯해 투어스, 키키 등 아이돌들이 잭슨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들은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됐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제스처와 의상, 안무, 무대 위 카리스마처럼 비주얼이 강력한 K팝의 핵심 요소들은 마이클 잭슨의 그늘 안에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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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화제성이 커지다 보니 영화가 잭슨의 삶을 깊이 있게 다루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잭슨은 생전 아동 성추행 의혹을 받았고, 2005년 배심원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을 받았다. 잭슨의 ‘제2의 가족’으로 알려졌던 카시오 가문 4남매는 올 2월 미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지방법원에 “미성년자 시절 잭슨에게 성폭행과 학대를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영화는 1988년 잭슨이 세계적 스타의 정점에 오르는 첫 솔로 월드투어 ‘배드’ 무렵에서 멈춘다.
당초 오리지널 각본엔 잭슨의 생애 후반부도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잭슨 측이 첫 고발인 가족과 맺은 비공개 합의서에 해당 사건을 상업적으로 영상화하는 걸 금지하는 조항이 있단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제작진은 영화 후반부를 폐기하고 재촬영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속편 제작이 추진되는 만큼 이후의 삶을 어떻게 다룰지도 관심거리다.
여러 논란이 있지만, 잭슨의 음악은 여전히 소비되고 있다. 작가이자 문화평론가인 투레는 뉴욕타임스(NYT)에 “마이클 잭슨은 많은 사람들의 어린 시절과 연결돼 있다”며 “그들의 문화적 기억에 너무나 깊이 자리 잡고 있어서 그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건 어렵거나 불가능하다”고 했다. 잭슨의 재림은 한 명의 과거 스타에 대한 회고에 그치지 않았다. 스트리밍과 숏폼 플랫폼이란 현대적 문화 플랫폼이 과거의 영광을 어떻게 다시 현재의 소비로 끌어오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