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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굴함이 가슴에 맺혀”…눈물 보인 송언석, 원내대표 사퇴

입력 | 2026-06-05 14:15:00

임기 열흘 남기고 의총서 전격 발표
與와 협상때 조롱·울분 언급하며 눈물
“아쉬움 남지만 생존의 기반은 마련
당 재건은 새 원내대표가 이어갈 몫”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자리하고 있다. 2026.6.5 뉴스1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임기를 열흘가량 앞둔 5일 원내대표직에서 사임했다. 그는 “저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우리 당의 새로운 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조속히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해서 국민의힘이 다시 힘차게 전진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정점식 정책위의장도 사의를 밝히면서 장동혁 대표에 대한 압박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저는 오늘 원내대표직을 사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1년간 생존과 재건이라는 두 단어를 가슴에 품고 일했다”며 “급작스러운 계엄과 탄핵, 그리고 대선 패배라는 거센 파도 속에서 당을 지켜내고 대한민국 정치의 견제와 균형을 바로 세우는 것, 그리고 다시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정당으로 당을 재건하는 게 제게 주어진 책임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국민과 당원 여러분도 어려운 시기에 우리 당을 끝까지 지켜주셔서 대단히 고맙게 생각한다. 덕분에 우리는 생존할 수 있었고,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비록 아쉬움은 남지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제 역량이 부족해 당 재건이라는 과제는 아직 충분히 이루지 못했다”며 “이제 그 과제는 새 원내대표가 이어가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송 원내대표는 “지나온 1년을 정리하면서 가슴 속에 들어있는 감정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비굴함이라고 생각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말을 잇지 못하는 그에게 의원들은 박수를 보내며 “고생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라고 격려했다.

일부 의원은 경북 김천 출신으로 김천에 지역구를 둔 송 원내대표를 향해 “김천 천재 송언석 파이팅”이라고 응원했다. 그러자 송 원내대표는 “기왕이면 대한민국 천재라고 해줘라. 마지막 날까지 그러냐”고 농담조로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양쪽에서 잣대를 공정하게 들이대야 협상이 되는데, 이번에 민주당과 1년 협상하면서 한 번도 정상적인 잣대로 지내온 적이 없었다”며 “가슴 속에 울분이 굉장히 많이 생기고 판을 엎고 나가고 싶은 생각도 하루에 12번씩 들었다. 그렇다고 이 판이 깨지면 소수 야당 입장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여지도 별로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순간순간 다수당의 원내지도부에서 한 마디 한 마디 툭툭 내뱉는 단어 속에 얼마나 많은 조롱이 포함돼 있는데 그것을 그냥 참아내고…”라며 다시 한번 말을 잇지 못했다.

한숨을 쉬는 그에게 의원들은 “울지마”를 연호했다.

마지막으로 송 원내대표는 주먹을 불끈 쥐며 “우리 의원님들 한 가지만 명심하자. 다음 총선 꼭 이기자”고 강조했다.

송 원내대표의 임기는 오는 16일까지이지만,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조기 사퇴 가능성이 거론된 바 있다.
 
차기 원내대표로 물망에 오른 정점식 정책위의장도 이날 직을 내려놨다.

정 위의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오늘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직을 내려놓는다”며 “치열했던 시간 속에서 늘 함께 고민하고 발맞춰 주신 선배·동료 의원님들과 당직자 여러분, 그리고 언제나 묵묵히 성원해 주신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직함은 내려놓지만, 앞으로도 변함없이 민생의 현장에서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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