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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전국 승리, 서울 탈환 못해 아프다” 송영길 “책임져야”… 당권 신경전

입력 | 2026-06-05 04:30:00

[6·3 지방선거 민심]
지방선거 성적표 두고 격돌
당내 “전북 챙기다 서울 잃어” 비판… 지도부 “아쉬워도 승리는 승리” 반박
鄭 “다른 당과 연대 방법 고민하겠다”… 친명 “수도 잃으면 전쟁 진것” 사퇴론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6·3 지방선거 관련 기자회견을 하던 중 기침을 하고 있다. 정 대표는 “전국적으로 민주당에 큰 승리를 안겨주신 국민께 깊이 감사드린다. 다만 서울을 탈환하지 못해 아프다”고 밝혔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6·3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권을 둘러싼 신경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8말 9초’로 예정된 전당대회 레이스의 막이 오른 것이다. 당장 이번 선거의 승패와 책임 소재를 놓고 친명(친이재명)계와 친청(친정청래)계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전국적으로 큰 승리”라고 평가한 것에 반해 송영길 전 대표는 “당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며 책임론을 꺼내든 것. 정 대표는 연임 도전에 대한 견제가 가시화되자 “다른 당과의 연대를 고민하겠다”며 리더십 재정립에 나섰다.

● 당권 연임 도전 鄭 “연대하면 커진다”

정 대표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적으로 민주당의 큰 승리를 안겨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국민의 현명한 선택에 감사드리고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서울을 탈환하지 못해 아프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7시로 예정돼 있었던 기자회견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막판 대역전극을 벌이면서 오전 10시로 미뤄졌다. 민주당은 서울 탈환에는 실패했지만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2 대 4의 최종 성적표를 거뒀다.

정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내란을 완전히 청산하고 내란의 잔불까지 제거할 수 있도록 도와주실 것을 부탁드렸다”며 “이재명 정부와 손발을 맞춰서 일 잘하는 지방 일꾼들을 뽑아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렸는데,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거듭 깊이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조승래 사무총장도 기자회견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서울, 경남, 대구를 이겼으면 금상첨화였겠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아쉬움이 있다고 해서 승리가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 “당 지도부가 전북도지사 선거에 사활을 걸면서 서울과 부산 북갑, 경기 평택을에서 패배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를 일축한 것.

정 대표는 진보당과 울산시장 후보 단일화를 거론하며 “연대하면 커진다. 다른 당과의 연대 방법도 앞으로 공론화 과정을 통해 깊이 고민하고 연구하도록 하겠다”며 결선투표제를 언급했다. 2028년 총선에서 다른 정당과의 후보 단일화를 위한 결선투표 도입을 논의하겠다는 취지다.

● 親明 “서울서 치명상, 패장 선언 후 물러서야”

송 전 대표는 연임 행보에 들어선 정 대표를 겨냥해 “이재명 정부의 지지율을 활용하지 못한 당의 선거 전략이 아쉽다”며 “당 대표가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차기 당권 후보로 거론되는 송 전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유능한 중앙정부와 손발을 맞출 지방정부를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되는데, 영남 지역에 가서 계속 내란 종식 이야기를 하지 않았느냐”며 “정부의 실용주의 노선을 세우는 게 아니라 정체성 논쟁으로 가면서 확장성을 스스로 차단하는 자기모순에 빠진 것”이라고 직격했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가까운 강득구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돌이켜보면 공천 과정부터 선거 기간의 상황 관리까지 부족했던 점이 있었다”며 “현장의 절박함을 지도부가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고, 지역마다 다른 민심의 흐름을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적었다. 김 총리는 전당대회 출마를 위해 이달 말경 조만간 총리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계 의원들의 반발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호남의 한 초선 의원은 정 대표를 겨냥해 “바로 다음 전국 단위 선거는 더욱 중요한 총선”이라며 “유권자를 설득할 수 있고 확장성이 있는 지도부가 꾸려져야 하는데, 격전지에서 오지 말라고 하는 지도부가 들어서면 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서울의 한 초선 의원도 “서울을 놓친 건 치명상이다. 전쟁 사령관이 수도를 잃었으면 전쟁에서 진 것”이라며 “본인이 패장이라고 선언하고 물러서는 게 맞다”고 비판했다.

신경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민주당도 전당대회 일정 관련 논의에 들어갔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정책조정회의를 마친 후 “8월 중하순으로 예상되는 전당대회 전후 원내 일정에 대해 신속히 정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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