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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건 고려대 심리학부 교수
외견상 삼성전자 노사의 이번 합의는 문제의 봉합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진짜 위기는 지금부터다. 먼저 기업 내부적으로 보상에서의 양극화 문제로 인해 반도체(DS)부문과 모바일·가전(DX)부문 간 심각한 내분을 낳고 있다. DX부문이 일찌감치 반대 의견을 냈지만 반도체 부문의 주도로 잠정합의가 이뤄졌고, 결국 노조원 찬반투표에서도 가결됐다. 그러므로 2년에 걸쳐 1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거액의 보상안이 상징적인 의미의 ‘한 가족’을 두 동강 낸 셈이 됐다. 또 사회적으로도 그러한 합의 내용에 흡족해하는 사람들보다 불만족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아 보인다.
기업의 영업이익 배분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진 첫 번째 위기는 2025년 8월 SK하이닉스에서 성과급 이슈로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때였다. 제2의 위기가 총파업 직전까지 갔던 이번 삼성전자 사태다. 이제 제3의 위기가 도래했다. 앞으로 한국 사회에서 성과급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은 본격적으로 불타오르게 될 것이다. 이미 여러 대기업 노조에서 영업이익의 30% 수준까지 성과급을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나섰고, 업종에 관계없이 ‘영업이익 N% 성과급’ 구조를 요구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게다가 협력업체와 하청 노동자들도 공공연하게 성과급 배분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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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자 대니얼 핑크에 따르면 인간을 움직이는 3가지 드라이브(동기)가 있다. 제1의 드라이브는 생물학적인 동기다. 제2의 드라이브는 보상과 처벌에 따른 동기다. 제3의 드라이브는 배우고 창조하며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욕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한 인터뷰에서 전력 비용이 비싸 전기가 마치 사치품처럼 여겨지는 곳이 있다는 얘기를 듣자 울컥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 이것이 바로 제3의 드라이브다. 한국 사회가 직면한 제3의 위기를 풀어줄 실마리는 바로 제3의 드라이브에 있다.
고영건 고려대 심리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