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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여성 사형수 “화장실까지…24시간 감시 사생활 침해” 소송

입력 | 2026-05-21 15:45:31


도쿄구치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에서 25년째 수감 중인 여성 사형수가 구치소 내 24시간 CCTV 감시가 심각한 사생활 침해라며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일본에서 여성 사형수가 감시카메라 처우와 관련해 법적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현지 시간) 일본 영자매체 재팬타임스는 도쿄구치소에 수감 중인 사형수 카자마 히로코(68)가 독방 내 24시간 CCTV 감시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이유로 일본 정부에 550만 엔(한화 약 5,2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카자마는 서면 성명을 통해 “수감자는 자신이 언제, 어떻게 감시당하는지 알 수 없어 깊은 공포와 불안을 느낀다”며 “당국에 의해 인간 존엄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소송이 교도소 내에서 자행되는 불법적 관행에 대한 문제 제기라고 주장했다.

카자마는 1993년 발생한 이른바 ‘사이타마 애견가 연쇄 살인 사건’의 공범으로 기소되어 2009년 최고재판소에서 사형이 최종 확정된 인물이다. 그는 사실혼 관계의 남편과 함께 주변인 등 4명을 독극물로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았다.

재팬타임스에 따르면 카자마는 도쿄구치소 내 약 3.5다다미(약 5.7㎡) 크기의 독방에서 생활하며 기상, 취침, 화장실 이용, 집기 사용 등 모든 일상을 천장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감시당해 왔다. 일본의 사형 확정수는 법적으로 외부와의 접촉이 극도로 제한되며 교도소 내 노역 의무가 없어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독방 안에서 보낸다.

당국은 이 같은 24시간 밀착 감시의 이유로 수용자 안전 확보를 든다. 도쿄구치소 지침에 따르면 수용자가 자살·자해 위험이 있거나, 탈옥 시도 우려가 있는 고위험군 수용자에 한해 제한적으로 CCTV 감시를 시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일본에서는 남성 사형수들이 유사한 취지의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선례가 있다. 지난 2022년 도쿄구치소의 남성 사형수 등 4명은 “자살·도주 시도를 한 적이 없음에도 명확한 기준 없이 14년간 화장실까지 카메라로 감시당했다”며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2024년 도쿄지방재판소는 정부가 55만 엔을 배상하라고 판결했고, 이 판결은 2025년 도쿄고등재판소에서도 그대로 확정됐다.

교도소 내 독방 CCTV 감시에 대한 규정은 국가별로 차이가 있다. 한국의 경우 자살·자해·도주 등의 우려가 큰 수용자에 한해 독방 내 CCTV 설치를 허용한다. 다만 사생활 보호를 위해 촬영 각도를 제한하거나 모니터 화면을 모자이크 처리하는 등 조치를 취한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이 같은 인권 보호 조치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것에 대해 지속해서 인권침해 결정을 내리고 개선을 권고하고 있다.

미국 일부 주나 유럽 국가에서도 교도소 내 자살 방지를 위해 고위험군 수용자의 독방을 카메라로 감시하지만, 이성 교도관에 의한 신체 노출 감시를 엄격히 제한하는 지침 등을 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용자의 사생활 보호와 교정당국의 관리 권한 사이의 법적 분쟁은 교정 시설 내에서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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