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한국 화물선을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미국의 작전에 한국의 참여를 촉구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소기업 소유주들과의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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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이란이 한국 화물선을 공격했다며 “한국도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미국의 작전에 합류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해협 안에 있는 우리 화물선에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한 데 대해 우리 정부는 피격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의한 피격으로 단정하면서 재차 파병을 압박한 것이다. 정부는 각국 선박이 안전하게 해협을 빠져나오도록 지원하겠다며 미국이 이날 시작한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 화물선의 기관실 좌현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은 미국이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을 선언한 이후 미국과 이란 간에 교전이 이어지던 시점이었다. 다행히 화물선에 타고 있었던 한국인 6명 등 24명 선원의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중동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 내 우리 선박에서 폭발이 발생한 것 자체가 처음이다. 여러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폭발 원인이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섣불리 대응 조치를 내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다시 격화되고 있는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해협 안에 발이 묶인 우리 선박 26척과 123명 선원들의 안전을 더욱 위협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란은 아예 해협의 동서쪽을 완전히 틀어막겠다고 밝혀 우리 선박들이 빠져나오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이란이 아랍에미리트(UAE) 유조선에 대한 드론 공격까지 감행하는 등 한 달간의 휴전이 언제라도 깨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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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우리 장병들이 이란군의 표적이 되는 리스크부터 감수할 수는 없다. 우선은 정부가 화물선의 폭발 원인부터 객관적으로 밝히고, 그에 따라 어떤 비례적 대응 조치가 적절한지 따져야 한다. 해협 내에 갇힌 다른 우리 선박들의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는 외교적 정교함도 필요하다. 이제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 선박들의 안전을 다른 나라들에만 맡길 수 없는 형국으로 가고 있다. 관망자를 넘어 해상 수송로 안전 보장의 책임 있는 주체가 돼야 동맹과 국제 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