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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자형 양극화 시름… 반도체 뺀 제조업, 생산 증가 0.2% 그쳐

입력 | 2026-05-04 00:30:00

1분기 한국경제 깜짝 성장에도
‘내수’ 숙박-음식점업은 역성장
자영업 위축-일자리 감소 위기
전문가 “성장동력 다변화 절실”




올해 1분기(1∼3월) 한국 경제가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깜짝 성장’을 기록했지만, 반도체를 뺀 다른 분야는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민 경기와 직결되는 숙박·음식점업은 역성장했고,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은 3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성장률 지표와 체감 경기의 간극이 커지는 상황에서 고질적인 내수 부진에서 벗어나는 게 한국 경제가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3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제조업 생산은 전 분기 대비 3.0% 증가하며 2020년 4분기(10∼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반도체 생산이 14.1% 늘며 전체 제조업 성장세를 견인한 결과다.

수출 실적에서도 반도체 비중은 압도적이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4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8.0% 증가한 858억9000만 달러였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은 319억 달러로 전체의 37%를 차지했다. 과거 20% 수준이던 반도체 비중은 최근 들어 크게 확대됐다.

문제는 반도체를 제외한 실물 경기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를 뺀 제조업 생산 증가율은 0.2%에 그쳤다. 지난해 3분기(7∼9월·―0.2%)와 4분기(―0.5%)보다는 다소 나아졌지만, 부진한 상황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얼어붙은 체감 경기는 서비스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내수와 밀접한 숙박·음식점업의 올해 1분기 생산은 전 분기보다 1.3% 감소해 1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숙박·음식점업은 월별로도 2월(―0.8%)과 3월(―0.2%)에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업 역시 3.2% 줄면서 3년 3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나타냈다. 이런 흐름은 자영업 매출 감소와 청년층 일자리 축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체감 경기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경기 상황과 미래 경기 기대감을 나타내는 경제 지표의 간극은 연일 커지고 있다. 현재 경기 국면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와 미래 경기를 가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달 각각 100.1, 103.5로 3.4포인트의 차이가 났다. 2009년 12월 이후 약 16년 만에 가장 큰 격차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중심 성장세가 단기적으로는 경제 지표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산업 전반의 균형 회복 없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내수와 서비스업 회복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체감경기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경제 흐름은 반도체 호황과 내수 부진이 동시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K자형 양극화 구조”라며 “성장률 지표와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 사이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반도체 외 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 등 성장 동력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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