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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년전 대형 포유류 멸종, 현대 먹이그물까지 뒤바꿨다

입력 | 2026-04-28 11:49:00


지난해 10월 19일 경북 포항시 남구 연일읍 형산강에서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 물수리가 물고기 사냥을 위해 강물로 뛰어들고 있다. 2025.10.19/뉴스1

수백만 년 동안 지구를 호령하던 18cm 송곳니의 검치호랑이와 3.6m 상아의 털매머드 등 거대 포유류가 5만~1만 년 전 사이 멸종한 사건이 오늘날 생태계의 먹이그물을 근본적으로 뒤바꿔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륙별로 격차가 컸던 당시 멸종 규모는 현재 포식자의 식성과 먹이사슬 구조에까지 흔적을 짙게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미시간주립대 리디아 보드로 교수 연구팀은 중남미, 아프리카, 인도·동남아 등 3개 생물지리구 389개 지역에 서식하는 체중 500g 이상의 포유류 포식자 64종과 먹잇감 423종의 관계를 분석해 28일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분석 결과 멸종 원인이 무엇이든, 과거 대형 포유류의 사라짐은 현대 포식자의 식단과 먹이그물 구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멸종 규모는 대륙별 생태계의 풍요로움을 갈랐다. 지역당(지역별) 평균 20종이 넘는 대형 포유류가 사라져 멸종 규모가 가장 컸던 중남미는 현재 먹이(먹잇감) 종 수가 적고 크기도 작아졌다. 포식자들은 먹을 수 있는 대상이 줄어 소수의 종에 기댈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반면 멸종 규모가 8종 수준에 그쳤던 아프리카는 대형 초식동물과 포식자가 함께 살아남아 지금도 먹잇감이 다양하고 포식자의 식성 역시 폭넓게 유지되고 있다.

최상위 포식자나 대형 초식동물이 사라지면 특정 먹이 종이 견제 없이 불어나는 등 도미노식 파급 효과가 일어나 먹이그물의 연결고리가 크게 헐거워진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지금 사라져 가는 멸종 위기종들이 앞으로의 생태계에 몰고 올 파장을 가늠하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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