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시총 6000조] 韓시총, GDP 2.3배 ‘프리미엄’ 진입 MS 등 실적발표 ‘슈퍼 위크’ 기대… 반도체-전력기기 뛰며 상승 이끌어 코스닥은 닷컴버블 이후 최고 수준 “AI수익성 논란땐 하락 전환” 우려도
증시 함박웃음 27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처음으로 6000조 원을 넘어선 국내 증시 시가총액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15% 오른 6,615.03으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6,657.22까지 치솟으며 장중·종가 기준 고점을 나란히 경신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빅테크가 올 1분기(1∼3월)에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며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반도체와 변압기 관련 기업의 주가가 줄줄이 뛰었다. AI 랠리 열기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종목으로 이어지며 코스닥지수도 ‘닷컴버블’ 이후 약 26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다만 빅테크의 AI 수익성 논란이 재차 불거질 수 있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세계 경제 성장률 하락 압력이 커진 만큼 최근 상승 랠리가 지나치다는 우려도 나온다.
● 전력·변압기 대형주도 동반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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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산한 시가총액은 올해 1월 2일 5000조 원을 처음 넘어선 뒤 약 4개월 만에 6000조 원까지 돌파했다. 한국 증시 시총은 코스피가 지난해 저점이었던 4월 9일 합산 시총(2210조 원)의 2.8배로 불어났다.
한국 증시 시총은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3배로 성장해 증시 ‘프리미엄’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장세는 대만(3.8배)에는 못 미쳤지만 일본(1.6배)을 앞섰다.
반도체와 전력, 변압기 등 AI 인프라 기업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SK하이닉스가 131만7000원까지 오르며 장중 ‘130만 닉스’를 돌파했고 삼성전자는 2.28% 올랐다. 데이터센터에 반드시 필요한 변압기를 만드는 LS일렉트릭(12.80%), 효성중공업(10.95%), HD현대일렉트릭(4.65%) 등의 상승률도 컸다.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건설 투자 확대가 국내 AI 인프라 기업의 뚜렷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 덕분이다. SKC는 이날 반도체 소재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35.7% 증가한 236억 원이라고 공시했다.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반도체 수요 확대로 이익이 급증한 것이다. 23일 효성중공업 역시 AI발 초고압 변압기 등 전력망 수요 폭증에 힘입어 1분기에 전년보다 26.2% 늘어난 1523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초고압 변압기 등 전력 설비 주문이 밀려들며 신규 수주액만 4조1745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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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의 AI 랠리 분기점은 미국 빅테크의 실적 발표다. 한국 시간으로 30일 오전 5시 반경 구글을 시작으로 오전 6시 반부터는 MS와 메타, 아마존이 같은 시간에 모두 1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애플은 다음 달 1일 오전 6시경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빅테크는 AI를 둘러싼 수익성 우려에도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투자를 늘리기로 한 것”이라며 “반도체 수요 증가는 내년 이후에도 충분히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 “바이오주 옥석 가려야… AI 수익성 논란도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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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의 실적 발표에서 AI 수익성 논란이 불거지면 국내 주요 종목 주가가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과 이란의 상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가 한국에 물가 상승과 경제 성장률 하락 압력을 주고 있는 만큼 대치 상황이 장기화하면 금융시장으로 불안 심리가 옮겨붙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다.
실제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17일 48.51에서 27일 54.95로 6거래일 만에 13.3% 뛰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코스닥은 AI와 무관한 바이오 관련주가 오름세인데, 실적에 따라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