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사우디 원유-나프타 韓에 우선공급 약속”… 호르무즈 대체 ‘얀부항’ 통해 들여오기로

입력 | 2026-04-16 04:30:00

[터널 길어지는 공급망]
‘중동특사’ 강훈식 4개국 방문 성과
사우디 공급 지연 기존 계약분 해당
카자흐-오만서도 2300만 배럴 확보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왼쪽)이 12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 출처 강훈식 비서실장 X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한국의 최대 원유 수입국인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홍해를 통해 2억5000만 배럴을 우선 도입하기로 하면서 중동발(發) 에너지 수급 불안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로 4개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올해 말까지 원유 2억7300만 배럴과 석유화학 제품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최대 210만 t을 확보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원유는 석 달 치, 나프타는 한 달 치 사용량에 해당한다.

사우디로부터 4∼5월 중 홍해에 인접한 대체 항만 등을 통해 5000만 배럴의 원유를 도입하고, 이어 6월부터 연말까지 2억 배럴의 원유를 한국 기업에 우선 배정하기로 약속 받았다. 한국이 사우디와 구매 계약을 맺었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선적이 지연되고 있는 원유를 홍해에 인접한 얀부항 등 대체 항구를 통해 우선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강 실장은 “사우디 측은 대한민국이 원유와 나프타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한국에 최우선으로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얀부항은 사우디 서부 홍해 연안에 위치해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 대신 아덴만에서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 원유 수출항이다. 사우디 동부 유전 지역에서 홍해 연안의 얀부 항구까지 이어진 1200km 길이의 ‘동서 송유관’을 통해 하루 최대 500만 배럴을 공급하는데 한국이 우선적으로 계약된 물량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카자흐스탄에선 원유 1800만 배럴, 오만에선 원유 500만 배럴을 확보했다. 이들 국가는 모두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원유를 공급할 수 있는 대체 루트가 마련된 곳이다. 석유화학 제품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도 사우디 50만 t, 오만 160만 t 등 총 210만 t을 공급받기로 했다.

이번 특사단 방문을 계기로 사우디와 오만 등 주요 산유국과는 호르무즈 해협 우회 송유관 구축과 해협 외부 저장시설 확충 방안도 논의했다. 강 실장은 “중동 산유국들은 한국의 원유저장시설을 활용하는 공동 비축사업 확대에도 관심을 보였다”고 했다.

강 실장은 또 당초 예정에 없던 카타르를 방문해 타밈 빈 하마드 알 사니 국왕을 예방했다. 타밈 국왕은 한국과 체결된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계약에 대해 “한국과의 약속은 틀림없이 지키겠다. 한국이 최우선”이라고 했다.

강 실장은 호르무즈 해협 초입에 위치한 오만을 방문해 “한국 국적 선박 26척이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오만 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석유 최고가격제에 대해선 “계속 시행은 하되 가격 조정이 필요한지에 대한 판단을 토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비상경제본부 회의에서 “주사기와 주사침에 이어 에틸렌, 프로필렌 등 주요 석유화학 제품 원료에 대한 매점매석이 6월 말까지 금지된다.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매점매석 행위를 철저하게 엄단해 달라”고 지시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