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오며 지난달 우리나라 수입 제품의 전반 가격이 28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가운데 15일 서울 시내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2000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3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169.38로, 2월(145.88)보다 16.1% 올랐다. 상승률로 보면 1998년 1월(17.8%) 이후 28년 2개월 만에 가장 높다. 세부 품목에서는 원유(88.5%)·나프타(46.1%)·제트유(67.1%) 등이 큰 폭으로 올랐으며, 특히 원유 상승률의 경우 원화 기준 원유 품목 지수가 1985년 작성되기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6.4.15/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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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이 한 달 반이나 계속되면서 원자재 공급 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산업 현장에서 속출하고 있다. 두어 달 버틸 원유는 확보했지만 중동에서 직수입하던 나프타, 알루미늄 등은 공급이 부족하거나 가격이 급등했다. 고환율 영향이 겹치면서 지난달 수입물가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28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지금까지 정부와 정유업계는 약 1억1800만 배럴의 원유를 확보했다고 한다. 우리 경제가 60일 버틸 수 있는 물량이다. 하지만 ‘석유화학의 쌀’ 나프타의 경우 수입의 77%를 차지하던 중동산 공급이 끊기면서 부족 사태가 심각하다. 석유화학업체들은 가동률을 낮추거나 공장을 멈췄고 식품·화장품 포장재, 일회용 주사기 및 의료제품, 쓰레기 종량제 봉투 등의 부족이 나타나고 있다. 정유 과정의 부산물로 나오는 아스팔트 가격까지 급등해 전국 곳곳에서 도로 공사가 중단되고 있다.
중동산 알루미늄, 질소 비료용 요소 공급도 탈이 나 가격이 오르면서 자동차, 건설자재 생산과 봄 파종기를 맞은 농사에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설비가 이란의 공격을 받아 멈춰 선 후유증은 오래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전력 도매가격은 LNG 가격에 따라 결정되는데, 국제가격이 갑절로 뛰면서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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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물가 상승과 소비재 공급난은 국민의 실생활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원자재 공급 부족으로 생산이 중단되는 건 더 무섭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의 위기 관리 능력은 이번 사태로 시험대에 올랐다. 중동 사태가 더 길어져도 ‘제조업 한국’의 엔진이 멈춰 서는 일이 없도록 공급망을 재정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