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李 “형사처벌 너무 남발…웬만한 사람은 다 전과 있어”

입력 | 2026-04-14 15:25:00

“웬만한 건 다 형벌로 처리하다 보니
사법권력 이용해 정치 하는 상황까지
죄형 법정주의 사실상 무너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6회 국무회의 겸 제5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현재 형벌 제도와 관련해 “형사 처벌이라고 하는 게 너무 남발돼서 도덕 기준과 형벌 기준이 구별 안 되는 상황이 돼버렸다”고 비판하며 ‘형벌 합리화’ 과정에서 신중한 검토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법무부와 재정경제부가 마련한 ‘형벌 합리화 추진 방안’을 보고받은 뒤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국민들 전과가 제일 많을 것이다. 웬만한 사람은 다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 강유정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웬만한 건 다 형벌로 처리를 할 수 있게 돼 있으니까 검찰 수사 권력이 너무 커져서 검찰국가가 됐다는 비난까지 생기고, 사법 권력을 이용해 정치를 하는 상황까지 오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죄형 법정주의가 사실상 무너졌다”며 “형벌은 반드시 필요한 최후 수단으로 절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징금·과태료 등 경제적 제재를 중심으로 형벌을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는 경제 제재가 오히려 큰 효과가 있는 시대가 된 거 아닌가 싶다”며 “차라리 과징금 형태로 가는 게 맞을 것 같다”고 했다.

과태료로 전환할 경우 액수를 크게 늘려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벌금으로 처벌을 하면 벌금 액수를 많이 하는 게 맞는 거지 왜 벌금을 깎아주느냐”며 “벌금이 500만 원 이하인데 과태료로 하면 5000만 원, 1억 원 이렇게 해야 한다. 똑같이 하면 아무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행정형벌 합리화 과정에서) 심사위원회를 만들어서 한 개 한 개 조항을 치밀하게 따져야 한다”면서 “조항을 만든 이유, 형벌을 둔 이유 등 균형을 다 따져야지 너무 많다고 막하면 안 된다”고 치밀한 검토를 주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회의 겸 국무회의에서 보고를 받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진행된 ‘중동전쟁 관련 비상국정운영 및 대응현황’ 토의에선 석유 최고가격제를 언급하며 국민을 향해 소비 절감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다 보니 전 세계에서 가장 유류값이 싼 나라가 됐지만 소비를 절감해야 할 때 가격을 내리는 게 잘한 일이냐는 반론이 있고, 일리 있는 지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유류 사용 절감을 노력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동 전쟁 여파로 비닐 원료 수급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에 따라 발생한 쓰레기봉투 사재기 현상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시장 상황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사재기를 최소화하려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신속하고 투명한 정보 유통의 중요성을 거론했다.

최근 경기 시흥시 삼립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노동자 손가락 절단 사고와 관련해선 “‘열심히 사고 방지를 위해 노력했는데도 발생한 사고가 아니다’라는 설이 있다. 주관적 의도에 관한 부분을 잘 체크해 보도록 하라”며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회의에서는 ‘2026 책 읽는 대한민국’ 캠페인 추진 계획 등 부처 협조 사항도 공유됐다. 이 대통령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준비한 해당 계획을 보고받은 뒤 지역 서점 소멸 문제를 언급하며 공공도서관의 도서 공급권을 지역 서점 연합회와 같은 협동조합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민간이 아닌 국가 차원의 권위 있는 신춘문예를 신설해 후원하는 방안도 모색해 볼 것을 제안했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법률공포안 31건, 대통령령안 12건, 일반안건 6건 등을 심의·의결했다. 이 중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와 관련된 법령은 총 23건이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 공포안 △아이돌봄 지원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등이 포함됐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