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대립 레오 14세로 본 ‘세속권력과의 충돌’ 프란치스코 “우크라전은 제국주의 이해관계로 촉발” 요한 바오로 2세 “두려워말라”…폴란드 독재붕괴 계기로 비오 12세, 2차대전때 홀로코스트에 침묵 비판받기도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이 올 5월 선출 직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 중앙 ‘강복의 발코니’에서 인사하고 있다. 새 교황의 즉위명은 ‘레오 14세’로 ‘레오’는 라틴어로 ‘사자’를 뜻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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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레오 14세 교황의 갈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레오 14세 뿐만 아니라 역대 다른 교황들도 국제 정세나 환경 등 여러 현실 문제에 대해 발언해왔다. 교황은 전 세계 천주교의 정점이기 때문에 그 영향력과 발언의 파워가 막강하다. 교황의 발언으로 한 국가의 정치 체계에 변혁이 촉발된 적도 있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교황 레오 14세와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대립은 교황이 지정학적 영역에 발을 들여놓은 가장 최근 사례라고 했다. 그동안 일부 교황은 정치 권력과 직접적으로 충돌하기도 했다.
2017년 첫 임기 때 바티칸 사도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접견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출처 백악관).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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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중이었던 2022년에는 “현재 우리는 세계 대전을 겪고 있다. 우리 모두 전쟁을 멈추자”고 말했고 이듬해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만이 아닌 다른 여러 제국의 제국주의적 이해관계에 의해 촉발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2014년 한국을 방문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인에게 평화와 형제간 화해하는 선물이 주어지길 끊임없이 기도하고 있다”며 남북 분단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2005년부터 2013년 사임할 때까지 교황직을 수행했던 베네딕토 16세는 2006년 독일 레겐스부르크 대학교 강연에서 비잔틴 황제의 말을 인용해 “(이슬람교가) 오직 악하고 비인간적인 것들만 가져왔다”고 발언했다. 이 발언은 이슬람권의 거센 반발과 폭력사태를 촉발시킨 계기가 됐다. 베네딕토 16세는 그해 말 해당 발언에 대한 사과 의미로 튀르키예를 방문했다.
2013년 교황직을 자진 사임한 베네딕토 16세는 31일 (현지시간) 95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사진은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지난 2011년 10월 19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일일 알현에서 신자들과 인사하는 모습.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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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2차 세계대전 당시 교황을 지낸 비오 12세는 나치즘과 홀로코스트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일각에선 독일 나치의 당시 잔혹성을 고려해 일부러 비오 12세가 ‘침묵’ 전략을 펼쳤다는 평가도 내놓는다. 실제로 역사학자와 유대인 증언에 따르면 비오 12세 지시 아래 약 70만~80만 명의 유대인이 성당으로부터 은신처를 제공받아 학살을 피할 수 있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