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서 199석중 55석 그쳐 참패 부패 스캔들-경제난 속 야당에 몰표 새 총리 유력 머저르 “EU 관계 개선”
헝가리 국가선거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총선에서 개표율 98.9% 기준으로 야당 티서가 138석을 차지해 독자적으로 입법할 수 있는 재적 3분의 2 선(133석)을 뛰어넘었다. 이에 따라 새로 선출된 의회가 소집되면 티서 대표인 머저르 페테르(45)가 신임 총리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오르반 총리가 속한 피데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55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번 총선 투표율은 79.5%로 역대 최고였다. 오르반 총리의 장기 집권 기간 발생한 부패 스캔들과 경제난의 여파로 헝가리 국민들이 신생 야당에 몰표를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EU 연례 부패 순위에서 헝가리는 4년 연속 최하위로 평가됐다. 헝가리의 지난해 경제성장률도 0.4%에 그쳐 폴란드,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인근 동유럽 국가들에 비해 크게 뒤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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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헝가리 총선에서 승리한 제1야당 티서의 머저르 페테르 대표(왼쪽)가 승리 확정 후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부다페스트=AP 뉴시스
머저르 대표는 20년 넘게 피데스에서 활동한 보수 성향 정치인 출신이다. 오르반 총리 측근인 버르거 유디트 전 법무장관과 2023년 이혼한 뒤 반오르반 색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특히 2024년 아동보호시설 내 성학대 은폐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남성이 사면된 사실이 밝혀지자, 오르반 총리와 공식적으로 결별하고 티서를 창당했다. 같은 해 티서는 유럽의회 선거에서 29.6%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티서의 총선 승리에 서방 진영은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헝가리 국민이 EU의 가치와 유럽에서 헝가리의 역할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