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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금대출 5명중 1명 못갚았다…작년 체납액 800억 ‘역대 최대’

입력 | 2026-04-13 20:20:00


서울 중구 한국장학재단 서울센터에서 직원들이 대출 상담 준비를 하고 있다. 2023.7.4 ⓒ뉴스1

“월급의 절반 이상을 대학생 때 받은 학자금대출에 생활비 목적의 정책금융상품까지 빚을 갚는 데 쓰고 있어 생활이 너무 어렵습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출 상환에 부담을 느껴 개인회생을 고민하는 글이 올라왔다. 일자리를 가져도 정작 생활비와 고정지출을 내고 나면 빚을 상환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 이처럼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하는 경제활동 청년 5명 중 1명 가까이는 제대로 빚을 상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학자금대출 체납액은 800억 원을 넘어 역대 최대로 불어났다.

13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귀속 ‘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ICL)’ 중 상환되지 않은 비율은 인원 기준 18.0%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환 대상인 청년 5명 중 1명은 학자금대출을 제대로 갚지 못한 것이다. 금액 기준 미상환 비율은 19.4%였다.

ICL은 정부가 대학생 또는 대학원생에게 학자금을 빌려주고 소득이 생기면 그 수준에 따라 원리금을 상환하는 제도다. 연 소득이 기준소득(2025년 귀속 기준 1898만 원)을 넘을 경우 초과분의 20~25%를 갚아야 한다. 일반적인 근로소득자라면 회사가 매달 급여에서 상환액을 공제해 납부한다. 실직자나 자영업자 등 종합소득자라면 직접 납부해야 해 체납이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31만9648명이 학자금대출 상환 대상이었지만 5만7580명이 갚지 못했다. 2016년 귀속분(7.4%)부터 늘기 시작한 미상환 비율은 2019년(12.1%) 10%를 넘어선 뒤 지난해 18.0%로 증가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상환돼야 하는 4198억3600만 원 중 813억1200만 원이 체납됐다. 처음으로 체납액이 800억 원을 넘겼고, 1인당 평균 체납액도 역대 최대인 141만 원이었다.

청년들이 월세 등 생활과 직결되는 비용을 먼저 내기 위해 상대적으로 체납 불이익이 덜한 학자금대출 연체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ICL은 연체금 한도가 5% 수준인 등 민간 대출에 비해 연체 부담이 낮다”며 “소득이 충분하지 않은 사회초년생이 더 급한 데 돈을 먼저 썼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졸업 후 학자금대출을 갚다가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해 상환을 유예하는 청년들도 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실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실직, 폐업, 육아휴직 등의 사유로 학자금대출 상환을 유예한 청년은 1만2158명으로 2020년(6871명)의 1.8배였다.

청년 고용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올해도 학자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체납 상태가 지속되면 연체가산금 부담 등으로 상환이 더욱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빠지거나 빚을 갚기 위한 추가 대출로 신용위험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며 “상환기준소득 상향, 상환율 인하 등 저소득 청년층의 상환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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