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 간담회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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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0일 민노총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 “소상공인들에게도 집단 교섭을 허용하고, 최소한의 단결권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9일에는 “불안정한 비정규직은 더 높은 보수를 받아야 한다” “자발적 실업자에게 실업수당을 주지 않는 것은 이상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실용’의 차원에서 기존 제도의 허점을 짚은 것이지만, 현실에 당장 적용하려면 따져야 할 것이 많다.
이 대통령은 “납품업체끼리, 또는 체인점끼리 집단으로 교섭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 현재는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로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는데 예외를 인정하자는 취지다. 대기업, 본사, 플랫폼 등에 대해 약자인 소상공인들의 협상력을 높여주자는 뜻은 좋지만, 근로자에게 보장된 노동법상 단결권과 충돌하는 데다 어디까지를 ‘을(乙)’로 봐야 할지도 불확실하다. 기업 부담 증가, 물가 상승 등의 부작용을 고려해 적용 방식과 범위를 정교하게 설계해야 할 사안이다.
비정규직에게 월급을 더 주자는 것은 고용 불안정성에 대해 ‘위험 수당’ 차원에서 보상하자는 취지로 보인다. 프랑스, 호주 등 일부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해고가 어렵고 임금체계의 연공성이 강한 우리 현실을 그대로 두고 비정규직 인건비만 높이면 기업들이 채용을 줄일 가능성이 크다. 정규직 노조의 반발로 임금 인상 도미노로 이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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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언젠가는’이란 단서를 달아 다양한 정책 화두들을 던져 왔다. 장기적으로 우리 사회가 치열하게 논의해 볼 만한 의제임은 분명하다. 문제는 대통령이 한마디 하면 각 부처에서 당장의 성과를 위해 과속 추진하는 병폐가 반복된다는 점이다. 정책방향이 옳더라도 수많은 변수와 얽혀 예기치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다양한 경우의 수를 두루 살피는 신중함이야말로 정부가 놓치지 말아야 할 ‘진짜 실용’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