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월드컵 두달 앞둔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팬들 걱정 잘 알아… 차분히 준비 훈련 통해 스리백 조직력 보완할것… 에이스 손흥민 경기력 나쁘지 않아” “고지대 경기장 사전캠프 통해 적응 첫 경기 체코전이 가장 중요… 조별리그 통과하면 분위기 달라져”
홍명보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8일 경기 성남시의 한 카페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유럽에서 열린 두 차례의 평가전을 마친 뒤 마지막 전력 구상에 한창인 홍 감독은 스리백과 포백을 같이 활용한 유연한 전술을 대표팀에 이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성남=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광고 로드중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62일 앞으로 다가왔다. 홍명보 감독(57)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월드컵 모의고사’였던 최근 유럽 평가전 2경기를 모두 패하면서 본선 경쟁력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8일 경기 성남시의 한 카페에서 본보와 만난 홍 감독은 “팬들의 걱정을 잘 알고 있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기 때문에 월드컵을 차분하게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손흥민 경기력 나쁘지 않아”
최근 평가전 이후 가장 큰 논란이 된 건 ‘스리백’이 한국 대표팀에 적합한 전술이냐는 것이었다. 중앙 수비수 3명과 측면 수비수 2명으로 최후방 수비 라인 5명을 구성하는 스리백은 수비를 탄탄히 하기 위한 전술이다. 하지만 한국은 스리백을 사용한 3월 28일 코트디부아르전에서 0-4로 패했고, 1일 오스트리아전에선 0-1로 졌다. 홍 감독은 지난해 9월 이후 치러진 8차례 평가전 중 7경기에서 스리백을 사용했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선 주로 포백(중앙 수비수 2명+측면 수비수 2명)으로 경기에 나섰다.
광고 로드중
그러면서도 홍 감독은 90분 내내 스리백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 중 공이 측면으로 가면 측면 수비수가 전진하면서 포백처럼 운영된다. 하나의 전술만으로는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스리백과 포백을 같이 활용해 전술적 유연성을 높이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주장이자 에이스인 손흥민(34·LA FC)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손흥민은 이번 평가전 두 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올 시즌 소속 클럽팀 로스앤젤레스(LA) FC(미국)에서 필드골을 넣지 못하고 있던 손흥민의 득점포가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에서도 침묵하자 ‘에이징 커브’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홍 감독은 득점력이 뛰어난 선수가 골을 넣지 못하다 보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데, (LA FC에서) 도움(11개)도 많이 기록하고 경기력이 나쁘지 않다. 언젠가는 (득점이) 터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과의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손흥민의 시즌 첫 필드골 소식이 전해졌다. 손흥민은 크루스 아술(멕시코)과의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8강 1차전 안방경기에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 “첫 경기 체코전 가장 중요”
광고 로드중
1, 2차전을 고지대에서 치르는 홍 감독은 “우선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나 덴버 등 고지대에서 사전캠프를 하면서 적응 기간을 가질 것이다. 고지대에선 공의 회전과 스피드가 달라지기 때문에 필드플레이어와 골키퍼 모두 적응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역대 방문 월드컵 최고 성적은 16강(2010 남아공, 2022 카타르)이다. 홍 감독은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 체코와의 1차전에서 좋은 결과를 내야 좋은 흐름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있다. 조별리그를 잘 넘기면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그때는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했다.
북중미 월드컵은 홍 감독에게 통산 7번째 월드컵이다. 앞서 선수로 네 차례 월드컵에 참가했고, 코치와 감독으로 한 차례씩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선수 시절엔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뤄냈지만, 감독으로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선 조별리그 탈락(1무 2패)의 아픔을 겪었다. 홍 감독은 “첫 월드컵이던 1990 이탈리아 대회 때는 월드컵 출전 자체가 기뻤지만 준비가 충분히 안 된 어린 선수였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때도 완벽하게 준비하지 못한 상태로 지휘봉을 잡았다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2002 한일 월드컵 때는 고민이 많고 책임감도 그 어느 때보다 컸는데 지금이 그때와 비슷한 것 같다. 24년 전처럼 어려움을 극복하고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로소 코치는 조력자”
광고 로드중
홍 감독은 “내가 훈련 목표를 정하고 최종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얼굴’이 맞다. 기사에 나온 내용 중 일부는 아로소 코치의 뜻과 다르게 전달된 것 같다”면서 “아로소 코치는 내가 팀 운영 방향을 정하면 거기에 맞춰 국내 코치와 상의해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 감독은 “중요한 시기인 만큼 논란이 될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남=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성남=한종호 기자 h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