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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용 중고차 불법 주차로 몸살 앓는 옛 송도유원지 일대

입력 | 2026-04-07 13:33:03


인천 연수구 옥련동 옛 송도유원지 인근 이면도로에 번호판을 뗀 수출용 중고차들이 인도를 점령한 채 줄지어 불법 주차돼 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상가 주변은 물론 주택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도로가 불법 주차된 중고차들로 넘치고 있지만, 견인 조치를 포함한 제대로 된 단속이 이뤄지지 않아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국내 최대 중고차 수출 기지로 불리는 인천항 인근, 옛 송도유원지가 있는 인천 연수구 옥련동과 동춘동 일대 주민과 상인들은 최근 구청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송도유원지에 들어선 중고차 수출단지의 주차 공간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이들 지역 일대가 먼지와 소음, 불법 주정차로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대부터 수출업체들이 모여들며 조성된 이 단지는 면적 약 50만㎡ 규모다. 600여 곳이 가설 건축물인 낡은 컨테이너를 사무실로 사용하며 영업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공공이 아닌 민간 주도로 조성되다 보니 포장도로와 배수시설 등 기본적인 인프라도 갖추지 못했다. 야적장 수준의 이 단지에는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수출을 앞두고 선적을 기다리는 중고차만 2만여 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에는 일부 업체들이 임대료를 아끼기 위해 수출 대기 차량을 단지 인근 도로변이나 주택가 이면도로, 무료 주차장 등에 장기간 세워두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연수구가 2024년부터 지난달까지 단지 일대에서 주정차 위반으로 모두 2만여 대를 단속했지만, 주민 민원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인천항을 통한 중고차 수출 물량은 전국 항만 가운데 여전히 압도적으로 많다.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인천항에서 수출된 중고차는 2022년 30만4000대에서 지난해 62만8000대로 늘었다. 인천항이 전국 중고차 수출 물동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차량 대수 기준)은 지난해 71.1%에 이른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갈등으로 대형 화물선 통행이 제한되면서, 수출을 앞두고 단지 주변에 불법 주차된 채 방치된 중고차는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이 단지의 문제를 해결할 대책으로 거론되던 ‘인천항 첨단 중고차 수출단지 조성 사업’(스마트 오토밸리)은 수년째 표류하고 있다. IPA와 인천시는 인천항 남항 일대 39만8000㎡ 부지에 3516억 원을 투입해 문화·관광 콘텐츠를 결합한 새로운 단지를 조성하려 했지만, 지난해 사업시행자의 자금난으로 계약이 해지됐다. IPA는 ‘중고차 수출 활성화 방안’ 용역을 발주하고 청사진을 다시 마련하기로 했다. 기존처럼 한곳에 대규모 단지를 조성하는 대신, 여러 곳에 분산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인천시는 지난해 ‘제물포 르네상스 사업’과 관련해 단지가 있는 옛 송도유원지 일대 2.6㎢를 2028년까지 미래형 도시공간으로 개발하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그러나 용역 기간이 길고, 새 사업자를 선정해 착공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관련 사업의 지연은 불가피하고, 주민과 상인의 불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IPA, 인천해양수산청과 매달 회의를 열어 관련 대책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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