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미군 구출 막전막후 트럼프 “이란의 허위신호라 생각” 美매체 “건초더미서 바늘 찾기 작전” ‘벌레먹고 은신’ 고강도 훈련 주목
F-15E 스트라이크 이글이 비행하는 모습. 캘리포니아주=AP 뉴시스
3일(현지 시간) 이란군에 격추된 미 공군 F-15E 전투기의 무기체계 장교(WSO)는 고도 2100m 이란 산악지대의 바위틈에 숨어 미군 본부에 이 같은 무선 신호를 보냈다. 전투기 비상사출장치(ejection system)에 들어 있는 위치표시기(비컨)와 보안무전기를 사용한 것이다. 앞서 동승한 조종사는 곧바로 미군에 구조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에 관련 내용을 발표하기 직전이었다. 처음에 미군 지휘부는 이란군이 실종 장교를 생포한 뒤 미군 구조팀을 유인하기 위해 허위 메시지를 보낸 게 아닌지 의심했다. 마치 ‘알라는 위대하다’처럼 무슬림이 할 법한 말로 들렸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장교는 무전으로 ‘하나님께 권능이 있기를(Power be to God)’이란 짧고 특이한 메시지를 보냈다”며 “(처음엔) 이란이 미군을 함정에 빠뜨리려고 허위 신호를 보낸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 액시오스는 “미 국방부 확인 결과 실종 장교가 보낸 정확한 메시지는 ‘하나님은 선하시다’였다”고 정정했다.
광고 로드중
이에 미군은 ‘9·11테러’ 주범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에 투입됐던 최정예 네이비실 6팀을 비롯한 특수부대원과 수송대 등 미군 200여 명을 급파했다. 수십 대의 군용기와 MQ-9 리퍼 드론, 우주·사이버 정보자산 등도 총동원됐다. 또 실종 장교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자 한 이란 당국도 수백 명의 혁명수비대원을 보내고, 인근 주민들에게 6만 달러의 현상금까지 내걸며 추적에 나섰다. 누가 먼저 실종자를 찾느냐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CIA의 기만 작전 등이 주효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CIA는 실종자가 이미 구조됐다는 허위 정보를 퍼뜨려 이란 당국의 수색에 혼선을 일으켰다.
미국 매체들은 “탈출 장교는 부상당한 몸으로 산골짜기 바위틈에 숨어 있었고, 정보당국은 독보적인 첨단 역량을 활용해 그를 찾아냈다”며 “실로 ‘건초 더미에서 바늘 찾기’와 같은 작전이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이번 구출 작전을 계기로 미 전투기 조종사들과 특수부대원들이 받는 극한 상황 훈련인 ‘시어(SERE)’가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SERE는 생존(Survival), 회피(Evasion), 저항(Resistance), 탈출(Escape)의 약자다. 여기에는 부상 치료, 은신처 마련, 곤충으로 식사하기 등이 포함된다. 이번에 36시간 만에 구출된 무기체계 장교 역시 심한 부상을 입은 상황에서도 적들을 피하고 최대한 발각되지 않게 무선 신호를 보내는 등 SERE 훈련 덕을 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광고 로드중